인도, 중국 계속 때린다..바이두·샤오미 앱 등도 금지(종합)
크리켓리그 스폰서에서도 스마트폰 업체 비보 퇴출
전문가들, 인도 공세 원인으로 국경분쟁 여파 주목
(서울·뉴델리=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김영현 특파원 = 인도가 중국 최대 검색 업체인 바이두(百度)의 검색 애플리케이션(앱)과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웨이보(微博)의 앱,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小米)의 브라우저 등을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인도의 타임스오브인디아, 중국의 신랑망(新浪網) 등에 따르면 인도가 2차로 자국 내 사용을 금지한 중국 기업의 47개 앱 가운데 이들 앱이 포함돼 있다.
또 인도 정부가 2차 차단 조처를 한 앱에는 바이트댄스의 동영상 편집 앱인 '캡컷'(CapCut), 메이투(Meitu)의 동영상 편집 앱, 게임 기업인 넷이즈(NetEase)의 메일 서비스 앱, '히어로 워즈'(Hero Wars)의 게임 앱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타임스오브인디아와 프랑스의 AFP통신 등은 인도 정부가 지난달 27일 중국의 앱 47개를 2차로 차단하기로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인도 정부는 중국 기업 앱에 대한 1차 차단 때와는 달리 2차 차단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차단 대상 앱도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바이두는 중국 인터넷 검색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웨이보는 중국을 대표하는 소셜 미디어 앱이다.
샤오미는 화웨이(華爲), 오포(OPPO·歐珀)와 함께 중국의 3대 스마트폰 기업으로 꼽힌다.
이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인도 시장 점유율은 70%를 넘는다.
전문가들은 인도 정부의 중국 기업 앱에 대한 잇단 차단 조치에 대해 양국간 국경 분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아난스 크리쉬난 전 브루킹스 연구소 인도 담당 연구원은 인도 정부의 중국 기업 앱에 대한 차단 조치에 대해 "프라이버시나 데이터 안보 문제 때문이 아니라 국경 분쟁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인도 정부는 270여개의 중국 기업의 앱을 상대로 안보 관련 심사를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어 앞으로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인도 정부는 지난달 6월 29일 "중국 앱들이 인도의 주권·안보·공공질서를 침해했다"며 인기 동영상 앱인 틱톡, 텅쉰(騰迅·텐센트) 그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인 위챗(微信·웨이신), 알리바바(阿里巴巴) 그룹의 UC 브라우저 등 59개 중국 기업의 앱 사용을 금지한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SCMP는 인도 정부의 중국 기업 앱에 대한 차단 조치에 대해 미·중 간 기술전쟁의 또 다른 전선을 형성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는 현지 최고 인기 스포츠인 크리켓 분야에서도 '중국 퇴출'에 나섰다.
인도 크리켓위원회(BCCI)는 이날 성명을 통해 2020시즌 인디언 프리미어리그(IPL)에서 비보(VIVO)와의 스폰서 계약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비보는 220억루피(약 3천500억원)를 내고 2018∼2022년 5년간 IPL의 메인 스폰서가 되기로 계약한 상태다.
하지만 BCCI의 이번 결정에 따라 비보는 올해 IPL에서 타이틀 스폰서를 맡을 수 없게 됐다.
IPL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고 매출 규모가 큰 크리켓 리그로 꼽힌다. 해마다 3∼5월에 열리는데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돼 오는 9월 19일부터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시작될 예정이다.
국경선 문제로 1962년 전쟁까지 치른 중국과 인도는 아직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하고 3천488㎞에 이르는 실질 통제선(LAC)을 사실상의 국경으로 삼고 있다.
인도와 중국은 최근 몇 년 사이 LAC 주변의 도로와 교량 등 사회기반시설(인프라)을 개선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런 국경지대에서의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는 양국 간 군사적 충돌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15일에는 라다크 갈완 계곡에서 양측 군대가 '몽둥이' 등을 동원해 몸싸움을 벌여 최소 20명의 인도 군인이 사망하고 중국군도 다수의 희생자를 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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