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미 변호사 "탈북여성 성폭력 '당신 탓 아니다' 말해주고파"

배영경 2020. 8. 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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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을 당한 탈북여성들이 본인 탓을 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당신 탓이 아니다. 함께 목소리를 내자'고 말하고 싶었다."

굿로이어스 공익제보센터의 전수미 변호사는 7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최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진술인 자격으로 출석해 과거 탈북 남성으로부터 성폭행당한 자신의 경험을 공개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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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단체의 자금유용은 현재진행형..교육도 필요"
연합뉴스 인터뷰.."북한인권·남북교류는 수레바퀴처럼 함께 가야"
대북 전단 관련 질의에 답변하는 전수미 변호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성폭력을 당한 탈북여성들이 본인 탓을 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당신 탓이 아니다. 함께 목소리를 내자'고 말하고 싶었다."

굿로이어스 공익제보센터의 전수미 변호사는 7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최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진술인 자격으로 출석해 과거 탈북 남성으로부터 성폭행당한 자신의 경험을 공개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전 변호사는 지난 3일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일부 대북단체들의 불투명한 회계 문제를 설명하며 과거 대북단체 활동 당시 룸살롱 회식 도중 탈북남성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개인사를 털어놨다.

그는 "탈북여성을 지원하면서 '혹시 그때 내가 이 사실을 공개해 분위기가 진즉 바뀌었다면 지금의 성폭력 피해 여성들이 나를 찾아올 일이 없진 않았을까'하는 마음의 빚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남성의 지위가 여성보다 높은 북한 정서상 성폭행을 당해도 본인 탓으로 여기고 망신스럽다는 생각에 말하지 못한다"면서 "그분들에게 '우리가 숨기고만 있으면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니 함께 목소리 내자'고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전 변호사는 최근 탈북민 신변보호 업무를 담당하던 서울 일선 경찰서 간부가 탈북민 여성을 장기간 성폭행한 사건의 피해자 법률대리도 맡고 있다.

그는 이런 범죄의 배경에 대해 "탈북여성이 하나원에서 나와 처음 만나는 사람이 신변 보호 담당관이다. 북한에서는 형사가 본인의 생사까지도 결정짓는 존재인 만큼 남한 경찰에 대해서도 절대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 변호사는 일부 탈북민단체들의 자금 유용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봤다.

그는 "과거 제가 단체활동할 때 보면 대북전단 살포 탈북단체들이 미국이나 유럽 인권단체로부터 후원을 받는데, 가령 풍선 1개를 띄우는 데 실제로 15만원이 든다면 150만∼300만원까지 예산서를 쓰고 비용으로 처리하는 경우도 알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20년 전 일이니 그때와 달리 단체들이 많이 정착했다고 생각했는데 최근까지 제보들을 받고 있다"면서 "여러 탈북단체의 연합 단체장이 후원금을 받아 개인 계좌나 본인이 운영하는 단체에 돈을 넣는 경우도 있어 감사를 신청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군 간부, 탈북여성 성 착취 사건' 기자회견 중인 전수미 변호사 [연합뉴스 자료]

이런 문제가 교육의 부족에서 비롯되는 측면도 있다고 봤다.

전 변호사는 "반드시 '범죄를 저질러 어떻게 해봐야겠다'는 의도를 가졌다기보다, 횡령·배임과 같은 범죄와 법인에 대한 개념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많다"면서 "관련 교육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북전단이 북한인권 증진에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선 "북한 주민들은 중국을 통해서든 다양한 통로로 남한이 잘 산다는 것을 이미 안다"면서 "굳이 삐라를 보지 않아도 다 알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해서는 '남북교류협력'과 '북한인권' 문제가 함께 다뤄져야 하며 정부와 민간이 동시에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변호사는 "진보 정권은 남북교류만을 이야기하고 보수 정권은 북한인권만 이야기하지만, 이 두 가지 문제는 같이 굴러야 할 수레바퀴"라면서 "만일 정부가 북한인권을 다루기 부담이 된다면 적어도 민간영역이 활발히 문제를 제기할 수 있도록 물밑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탈북민과 북한에 대한 선입견을 바꾸는 데 힘쓰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전 변호사는 "우리는 북한을 못사는 나라, 북한 주민을 2등 시민으로 취급하는데 북한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면서 "남북 간 차이가 있다는 걸 인정하고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재 전 변호사는 한반도 평화와 남남·남북갈등 문제를 다루는 화해평화연구소의 대표도 맡고 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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