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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무역분쟁, 한국은 생채기 없이 쌩쌩..일본만 제 복 걷어찼네

김성은 기자 입력 2020.08.07. 08:10 수정 2020.08.0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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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작년 수출규제 강화했지만..우리나라 대일 수출 비중 '안정적'
분노한 한국 소비자에 일본 역풍 맞아..식품·자동차·관광 집중 타격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 =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 문제로 한일 관계가 점점 더 깊은 갈등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한국 법원이 2018년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리자 일본은 지난해 7월부터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핵심소재 3개 품목을 중심으로 대(對)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하며 사실상의 보복 조치에 나섰다. 최근 들어선 일본기업 자산에 대한 압류 효력이 발생하며 양국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 산업의 측면에서 한국이 잃은 것은 많지 않아 보인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우리나라 산업이 피해를 입을 거란 당초 예상을 깨고 우리나라의 대(對)일본 교역이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무역보복을 시작한 일본은 한국을 대상으로 한 일부 품목 수출에서 죽을 쑤고 있다.

◇일본 수출 마이너스 행진…알고보니 일본 수출 비중 '안정적'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전년 동기 대비 대일 수출실적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를 통틀어 대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했다. 올해 들어선 9.9%를 기록한 3월을 제외하곤 1월(-7.0%), 2월(-1.3%), 4월(-12.8%), 5월(-30.1%), 6월(-17.7%), 7월(-21.5%) 모두 마이너스(-) 실적을 냈다.

수입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12.9%를 기록한 뒤, 올해 들어 3월(1.7%)을 빼면 1월(-21.9%), 2월(-0.9%), 4월(-13.9%), 5월(-16.5%), 6월(-8.0%), 7월(-9.2%)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마치 일본의 수출규제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대일 수출이 큰 타격을 입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영국의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오랜 기간 동안의 무역 긴장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수입·수출에서 일본의 점유율은 각각 10%와 5%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됐다"고 분석했다.

대일 교역만 놓고 보면 상당히 위축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국의 전체 수출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놓고 보면 지난 1년간 큰 변화가 없었단 얘기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또한 한국의 수출입 추이를 일본과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일본을 뺀 국가에 대한 한국의 수출입 실적은 대일 실적과 연계해 감소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2019년 하반기부터 양국 간 교역이 더욱 위축된 이유는 분쟁의 영향이라기보다는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외부의 악화된 환경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국 반도체 산업 되레 호황…일본 식품·자동차·관광 와르르

당초 일본의 의도와는 다르게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되레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로 피해를 입을 수도 있었던 한국의 반도체 부문은 현재까지 아무런 타격을 입지 않았다"며 "한국의 반도체 생산은 올해 상반기 증가했는데 이는 전세계적으로 재택 근무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불화수소가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한국 기업들은 주로 중국과 대만에서 대체 공급품을 모색했다"며 "한국의 불화수소 수입에서 일본의 점유율은 하락한 반면 중국 점유율은 급격히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본의 일부 산업은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보이콧 역풍을 맞았다. 2019년 상반기 의약품을 제외한 화학제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0.1% 증가했으나, 같은해 하반기에는 15% 감소했다.

한국 소비자들이 일본 제품을 지속적으로 보이콧하면서 지난해 하반기 한국에 대한 일본의 식품, 자동차 등 수출도 큰 타격을 입었다. 올해 들어선 코로나19 사태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지난 2017~2018년 한국인은 일본 전체 관광객의 약 4분의 1을 차지했지만, 2019년 하반기에는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앞으로 몇 개월 동안 양국의 관계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에 있는 일본의 소비재 기업에 있어선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우리 정부, 소재·부품·장비 개발 가속화…"일본은 더 큰 경쟁 직면"

최근 들어선 일본 기업 자산에 대한 청산 절차가 시작되며 한일 갈등이 더욱 고조되는 모양새다. 일본이 보복을 예고하면서 양국의 경제적 부담 역시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보다는 일본의 경제적 손해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는 대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7년간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R&D)에 매년 1조원 이상씩 총 7조8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을 세웠으며, 소재·부품·장비 필수관리품목도 기존 100개에서 338개로 늘렸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한국 정부의 정책이 중장기적으로는 수출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계획이 실현되기까지는 매우 오랜 기간이 걸릴 수 있다"며 "한국이 소재·부품·장비 부문의 개발을 가속화하면서 일본은 더욱 큰 경쟁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 의류기업 유니클로 매장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2020.7.28/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se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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