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재보선 이겨 文레임덕 막을 당대표 필요"

손우성 기자 2020. 8. 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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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부겸 전 의원이 7일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내년 4월 재·보궐 선거를 승리로 이끌 책임 있는 당 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 김부겸 민주당 대표 후보

대표가 선거직전 사퇴하면 안돼

차기권력·현재권력 마찰 불가피

행정수도 이전, 특별법으로 해결

개헌·국민투표는 국론 분열 불러

2003년 ‘대북송금특검법’반대

한나라당서 ‘나가라’며 왕따

DJ 모시고 민주당서 정치 시작

당원들 나의 역경 이해해줄 것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부겸 전 의원은 7일 “민주당이 내년 4월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하면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 이야기까지 나올 수 있다”며 “재집권의 선봉장, 책임지는 당 대표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주 호남지역 대의원 대회를 앞둔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김대중 총재를 모시고 민주당에서 정치를 시작했다”며 “굴곡이 많은 정당사에서 조금 울퉁불퉁한 길을 지나왔지만, 진보·개혁의 큰길에서 소신과 의리를 배신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당 대표가 왜 중요한가.

“이번 당 대표는 내년 4월 재·보궐 선거를 비롯해 4번의 큰 선거를 책임져야 한다. ‘미니 대선’급으로 판이 커진 서울·부산시장 재·보선에서 지면 당장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 동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레임덕 얘기까지 나올 수 있다. 재·보선을 한 달 앞두고 중도하차 하는 당 대표, 선거경험이 풍부하지 않은 당 대표는 곤란하다. 차기 권력과 현재 권력의 마찰이 있을 수밖에 없다. 당권과 대권을 분리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저는 정치적 꿈인 대선 출마도 포기하고, 당 대표에 도전했다.”

―여당의 일방 독주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아쉽지만 불가피한 일이었다. 여당이 야당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야당이 여당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에 문제의 본질이 있다. 부동산 같은 민생 법안까지도 대안 없이 반대만 한다면 국정을 운영할 수 없다. 토론과 타협의 의지가 없는 야당과 정치공방으로 시간을 보냈다면 실기했을 가능성이 컸다. 자전거 페달을 밟지 않고 정지해 있는 것은 균형이 아니다. 정부·여당이 페달을 밟으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균형이 잡힌다. 국정운영 방해가 야당 역할은 아니다. 명분을 가진 쪽이 이기게 돼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연내 출범을 강조했다. 공수처법을 개정해야 하나.

“미래통합당은 이대로 버티면 공수처 출범을 저지할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 통합당이 기한 내에 위원을 추천하지 않으면 자신의 권리를 포기한 행위로 간주하고 다른 야당에 추천권을 넘기는 방식으로 미비점을 보완하려 한다. 이런 내용의 법안을 발의토록 해 정기국회 회기 중인 10월에 법 개정을 이루고, 11월 추천위 구성, 12월에 공수처를 출범시키겠다. 당 대표 김부겸이 관철할 1호 법안이다.”

―행정수도 이전 해법은.

“‘행정도시특별법(가칭)’으로 시작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 개헌을 포함한 국민투표까지 가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수도이전을 둘러싸고 국론이 양분되는 등 진통을 피하기 어렵다. 제가 당 대표가 되면 여야 합의를 통해 청와대·국회·대법원 등 주요 국가기관들의 이전 안이 도출되도록 국론을 모아보겠다. 수도에 관한 헌법규정을 두는 입법례가 많은 것도 아니고 필수적인 헌법사항도 아니다.”

―당내 언로(言路)가 막혔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우리 당 의원들은 한분 한분이 국민을 대표하는 헌법기관이다.소신껏 발언할 권리가 있다. 이해찬 대표께서 워낙 엄숙하신 분이라 당내에서 자제하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많이 풀어졌다. 저는 성격이 부드러운 편이고 친근감이 든다는 얘길 많이 들었다. 정당이 대의의 중요한 통로이기 때문에 당론 수렴과정에서 자유롭게 발언하고 치열하게 토론하지만, 당이 ‘권고적 당론’이 아니라 ‘강제적 당론’으로 정한 경우 당원으로서 의무는 지켜야 한다.”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점을 약점으로 꼽는 시각이 있다.

“제가 감수해야 할 몫이라 생각한다. 김대중 총재를 모시고 민주당에서 본격적인 정치를 시작했다. 원래 민주당이다. 책도 냈다. 그런데 제 정치 이력에서 한나라당 경력이 천형처럼 따라다닌다. 조순 서울시장까지 당선시켜준 국민께 민주당 분당의 명분을 설명할 수 없어서 민주당에 남아 제정구, 이부영 의원을 따랐는데 이른바 ‘이회창-조순’ 후보 간에 연대가 이뤄져 신한국당과 민주당이 합당이 돼버렸다. 2003년 ‘대북송금 특검 법안’에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지자 대놓고 한나라당에서 ‘왕따’ 시키며 ‘나가라’고 했다. “어이, 김부결이∼ 김정일이한테 감사 전화 받았나?”라며 비아냥거렸다. 이후 17년 동안 열린우리당, 민주당을 거치면서 겪었던 정치적 도전과 역경에 대해서는 이해해주시리라 믿는다.”

―차기 대선에서 영남 300만 표를 확보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구체적인 전략은 무엇인가.

“민주당이 재집권하려면 취약지역에서의 확장성이 필요하다. 비록 이번 총선에서는 낙선했지만, 2016년 민주당 후보로 31년 만에 대구에서 당선하며 저력을 보여드렸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민주당 시의원 5명을 배출했고, 기초의원도 50명 정도 당선시켰다. 지역주의 투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영남의 20·30·40대 유권자들에게 자신들이 살아가야 할 지역의 경제·산업·사회개혁을 위해 민주당의 가치와 비전을 받아들이게 하는 데 승부를 걸겠다.”

―전당대회 출마 후 과거보다 훨씬 공격적으로 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구로 가서 정치하느라 많이 자제한 측면은 있다. 부드럽게 설득해야 했다.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나서 언론사들이 정치성향에 대해 설문조사를 하는데, 결과를 보면 늘 일반당원들보다 더 진보 쪽에 가깝다고 나온다. 당 대표에 출마한 만큼 원래의 내 목소리를 내는 과정에 있다고 봐주시면 좋겠다. ”

손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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