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민통선 수해지역 지뢰유실 비상..이길리서 발목지뢰 발견
[경향신문]
7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막대한 침수 피해를 입은 강원 철원군 민통선 인근 마을에서 유실된 지뢰가 발견돼 복구작업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철원군은 지난 6일 오후 2시쯤 동송읍 이길리 통제소 주변 등 2곳에서 발목지뢰 2개가 발견됐다고 7일 밝혔다.
이에 따라 군당국은 이날 동송읍 이길리와 갈말읍 동막리의 출입을 부분 통제하고 마을 주변에 대한 지뢰탐지를 작업을 벌였다.
또 갈말읍 정연리 등 다른 수해지역에서도 지뢰 탐지작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민간인통제선(민통선) 북쪽에 자리잡고 있는 갈말읍 정연리와 동송읍 이길리는 지난 5일 오후 한탄강 지류인 한탄천이 범람하면서 마을 전체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어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던 곳이다.
철원군 관계자는 “마을로 복귀한 주민들이 집안정리에 나서고 있으나 폭우로 인해 비무장지대나 북한으로부터 유실된 지뢰가 떠내려 왔을 가능성이 있어 농경지 복구 작업엔 어느정도 차질이 빚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경지역엔 아직까지 미확인 지뢰지대가 산재해 있다.
철원지역 민통선 마을 곳곳에 ‘한탄강 상류에 유실된 지뢰가 발견될 수 있다’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을 정도다.
주민들은 “과거 지뢰사고가 많이 발생했던 지역이라 수해가 나면 걱정이 앞설수 밖에 없다”며 “하루 빨리 복구 작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발목지뢰까지 발견돼 너무 불안하다”고 말했다.
실제 2016년 11월 30일 철원군 근남면 풍암리 논에서 대전차 지뢰가 폭발해 40대 트럭 운전자가 숨지기도 했다.
이 운전자는 이날 근남면 풍암댐 부근 도로공사 현장에서 퍼온 흙을 덤프트럭을 이용해 인근 논에 매립하는 작업을 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같은해 4월 4일 양구군 해안면 현리의 한 농장 앞 개울에서 대인지뢰로 추정되는 폭발물이 터져 러시아 국적 50대 노동자의 오른쪽 발가락 일부가 절단되기도 했다.
한국전쟁 이후 강원도 내에서 발생한 지뢰사고 피해자는 340여 명에 달한다.
지뢰 피해자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는 민간단체들은 “그동안 철원, 화천, 인제, 양구, 고성 등 접경지역에서는 크고 작은 지뢰사고가 잇따라 피해를 입은 민간인들이 큰 고통을 겪어 왔다”며 “집중호우로 인해 침수됐던 지역에 대한 철저한 지뢰탐지 작업을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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