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물난리에..' 인공수초섬 고정 지시 누가? 공방 속 미궁

박수혁 2020. 8. 7.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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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1명과 실종자 5명이 발생한 의암호 선박 전복 사고를 놓고 원인이 된 인공수초섬 고정 작업을 누가 지시했는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춘천시는 무리한 작업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지만, 소양강댐 방류로 물살이 거센 상황에서 팀장의 만류에도 담당 공무원이 기간제 직원들을 동원해 현장에서 수초섬 고정 작업을 무리하게 진행한 이유가 석연치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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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지점 14km 하류에서 경찰정 발견..실종자는 없어
소방과 경찰 등 수색당국이 7일 오전 6시부터 남은 실종자 5명 구조를 위한 수색을 벌이고 있다.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사망자 1명과 실종자 5명이 발생한 의암호 선박 전복 사고를 놓고 원인이 된 인공수초섬 고정 작업을 누가 지시했는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춘천시는 무리한 작업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지만, 소양강댐 방류로 물살이 거센 상황에서 팀장의 만류에도 담당 공무원이 기간제 직원들을 동원해 현장에서 수초섬 고정 작업을 무리하게 진행한 이유가 석연치 않기 때문이다.

이재수 춘천시장은 7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휴가 중인 수초섬 담당 직원 이아무개(32)씨가 수초섬이 떠내려간다는 상황을 어떻게 알게 돼 현장에 나갔는지, 또 이 직원이 기간제 노동자에게 지원 요청을 한 것이 맞는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이 수사하는 만큼 이른 시일 내에 규명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춘천시가 시청 관계자 진술과 휴대전화 통화 내역 등을 바탕으로 자체적으로 파악해 공개한 사고 내용을 보면, 사고 당일인 6일 이씨는 오전 10시45분께 담당 팀장에게 전화로 “수초 유실 방지 작업을 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에 팀장은 “떠나가게 내버려둬라. 사람 다친다. 출동하지 마라”고 강하게 지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씨는 오전 10시58분쯤 다시 팀장에게 전화해 “이미 현장이다. 수초 고정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고 보고했다는 것이다. 시의 설명이 맞다면 이씨가 팀장 명령을 무시한 채 독단적으로 작업을 진행했다는 얘기다.

실종자 가족이 7일 공개한 실종자의 휴대폰 문자와 통화 내역. 사고 당일인 6일 오전 8시께 춘천시 공무원에게 온 2통의 착신 통화 기록이 남아 있다. 실종자 가족 제공

하지만 한 실종자 가족은 지난 5일 춘천시 공무원으로 표기된 발신자가 보내온 ‘3시부터 소양댐 방류하오니 인공 수초섬 안전하게 관리해주세요∼∼∼’라는 문자메시지와 사고 당일인 6일 오전 8시께 착신된 2통의 통화기록을 근거로 사실상 춘천시가 작업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또 유족들은 실종된 이씨가 특별휴가 중에 직속 상관인 팀장의 명령을 무시한 채 작업을 한 것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2018년 9월 임용된 이씨는 팀원 가운데 막내로, 6월 아들이 태어나 지난 5일부터 14일까지 특별휴가 중이었다.

경찰 수사도 본격화하고 있다. 경찰은 강원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와 춘천경찰서 형사과 등 28명으로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현재 사고 현장을 비추는 폐회로텔레비전 영상을 확보해 정확한 사고 당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수색당국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실종자 수색에 나서 실종된 선박 3척 가운데 경찰정 1척을 사고 지점 14㎞ 하류에서 발견했다. 선박 내부와 인근까지 수색했지만 실종자는 나오지 않았다. 경찰정 앞뒤로 4개가 설치된 ‘블랙박스’를 회수해 디지털 포렌식을 의뢰한 당국은 사고 당시 상황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종자 가족이 7일 공개한 실종자의 휴대폰 문자와 통화 내역. 지난 5일 춘천시 관계자가 보내온 문자를 보면 ‘3시부터 소양댐 방류하오니 인공 수초섬 안전하게 관리해주세요∼∼∼’라고 적혀 있다. 실종자 가족 제공

앞서 6일 오전 11시30분께 춘천시 서면 의암댐 상부 500m 지점에서 인공수초섬 고정 작업을 하던 춘천시청 환경감시선과 경찰정, 민간 고무보트 등 3척이 전복돼 7명이 실종됐다. 이 가운데 1명은 구조됐지만 1명은 숨진 채 발견됐고 5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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