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권언유착' 의혹..여야 정쟁, 앞으로 더 뜨겁다

김일창 기자,정윤미 기자 2020. 8. 7.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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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지율 격차 1%p 미만에 한상혁발 보도개입 의혹·靑인사 사의 표명
통합 "특검 통해 진실 밝혀야"..주춤 민주당 "권언유착 궤변 중단하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후보자 시절인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는 모습. 2020.7.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정윤미 기자 = 8월 임시국회와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간 갈등이 절정을 향해 달려가는 형국이다. 부동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후속 법안이 여당 주도로 강행 처리된 데 이어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검언유착' 보도 개입 주장이 터져 나오며 여야 대치 정국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7일 여야는 한 위원장의 보도 개입 의혹을 두고 맞붙었다. 민주당은 채널A 전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의 '검언유착 프레임'이 '권언유착'으로 전환되는 것을 차단하는 데 주력한 반면, 통합당은 '권언유착' 의혹에 대한 특검 또는 국정조사 카드를 꺼내 들며 대여 압박의 고삐를 바짝 죄었다.

주목할 점은 한 위원장의 보도 개입 의혹을 사실로 볼 수 있는 폭로가 추가되면서 통합당의 대여 공세가 이전과 달리 동력을 얻는 데 있다.

검언유착 사건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이 발동된 데다 검찰이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자신한 사건이다. 하지만 한 검사장과의 공모 의혹을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 확보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채널A 전 기자만 재판에 넘겨졌다.

통합당은 결론을 미리 내놓고 검찰과 법무부가 무리한 수사를 폈다고 비판에 열을 올렸지만 여론의 공감대를 얻는 데까진 나아가지는 못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권경애 변호사가 한 방통위원장의 보도 개입 의혹을 주장하면서 반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권 변호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3월31일 한 위원장과의 통화에서 '윤석열이랑 한동훈은 꼭 쫓아내야 한다', '한동훈은 진짜 아주 나쁜 놈이다' 등의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통화 후 관련 내용을 지인과 나눈 텔레그램 대화 자료도 갖고 있다고 했다.

언론의 중립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할 방통위원장의 입에서 이같은 발언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어떤 의미에서 언론에 가장 중립적이어야 할 방통위원장이 그런 짓을 했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이번 의혹에 대한 문제의식을 충분히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장 특검과 국정조사 요구가 통합당에서 터져 나왔다. 전날 주호영 원내대표가 "중대한 국기문란인 만큼 특검이나 국정조사를 통해 명백히 밝힐 사안"이라고 주장한 데 이어 방통위를 피감기관으로 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박대출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권 변호사의 페이스북 글 하나로 '권언유착' 의혹이 더 뚜렷해졌다"며 민주당을 몰아붙였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0.8.4/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숭고한 사명으로 포장했던 '검찰개혁'이 사실은 한낱 장애물 제거를 위한 시도였음이 밝혀지고 있다"며 "정권 차원의 자정 능력을 이미 상실한 만큼 국정조사 외에는 다른 도리가 없다"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권언유착 프레임'을 키우고 있는 통합당에 자중을 촉구했다. 이형석 최고위원은 "MBC의 검언유착 보도 직전 한 위원장으로부터 압박성 전화를 받았다는 권경애 변호사의 주장이 명백한 허위사실로 밝혀졌다"며 "통합당은 물 만난 고기처럼 방송 장악, 권언유착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박광온 최고위원도 "명확한 사실은 권 변호사의 기억 오류에 의한 소동이라는 것"이라며 "이미 소동으로 끝난 것을 두고 국정조사와 특검을 하자는 것은 참으로 말이 안되는 얘기"라고 통합당 공세를 일축했다.

관심은 현재 정치권을 둘러싼 상황이 여야의 신경전을 어느 방향으로 끌고 갈지에 모인다.

민주당과 통합당 간 지지율 격차는 1%포인트(p) 미만으로 좁혀졌다. 4·15 총선이후 민주당은 최저, 통합당은 최고 지지율이다. 통합당에서 대여 공세 고삐를 더 죌 수 있다면 민주당은 대통령과 당 지지율의 동반 하락 속에 여론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게 된 상황이다. 당장 8월 임시국회에서 공수처법 강행 처리도 부담스럽다는 분위기가 포착되고 있다.

여기에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김조원 민정수석,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김외숙 인사수석 등 6명은 이날 부동산 정책을 비롯한 각종 정책에 혼선을 빚은 데 책임을 지고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통합당은 당장 김은혜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결국 직이 아닌 집을 택했다"라며 "위기를 모면하고자 하는 보여주기식 꼬리 자르기"라고 비판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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