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단체, 다른 단체와 후원금 나누기 '들통'
[KBS 창원]
[앵커]
경남의 한 장애인단체가 장애인 시설 점검사업을 하겠다며 시중은행으로부터 받은 후원금을 다른 단체에 나눠준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기부금품법상 후원금은 모은 목적대로 써야 하는데, 해당 은행에는 허위 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윤경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남지체장애인연합회의 지난해 후원금 수입 보고서입니다.
9월 5일과 11일, 두 차례에 걸쳐 한 은행으로부터 후원금 2천500만 원을 받았습니다.
연합회가 이 후원금을 어떻게 썼는지 해당 은행에 제출한 사용 보고서.
장애인 보행로 실태를 조사한 내용이 상세히 나와 있습니다.
조사요원 수당과 인쇄·홍보비, 세비나 비용 등으로 2천500만 원을 쓴 내역도 첨부했습니다.
하지만, 가짜 보고서였습니다.
[경남지체장애인연합회 관계자/음성변조 : "조사사업에 대한 경비는 다 지출했는데, 여기에 우리가 받은 돈은 400만 원입니다. 전체 2,500만 원 중에…."]
실제 장애인시설 점검에 쓴 돈은 400만 원!
기부금품법에는 후원금은 모은 목적대로만 쓰도록 하고 있습니다.
경남지체장애인연합회는 은행으로부터 받은 후원금 2천500만 원 가운데 2천100만 원을 또 다른 시민단체에 건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시민단체는 받은 2천100만 원으로 차량을 구입했습니다.
[해당 시민단체 관계자/음성변조 : "2천100만 원 맞을 겁니다. 우리 협회에서 (공용) 차를 샀습니다. (두 협회 사이의 친분이 있나 보네요?) 예. 저희가 저쪽 행사할 때 도와드리고 하니까요."]
시민단체끼리 일종의 '후원금 나누기'를 했다는 설명입니다.
두 단체에는 함께 소속된 임원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연합회는 해당 시민단체가 법정기부단체가 아니어서 은행의 공식 후원을 받지 못해 후원금을 전달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경남지체장애인연합회 관계자/음성변조 : "인적 네트워크로 진행했던 사업이라서 명백하게 절차가 조금 생략된 하자가 있습니다."]
또, 후원금을 목적에 맞지 않게 썼고 허위로 보고한 절차상 잘못이 있지만, 돈을 사적으로 유용하지는 않았다며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그래픽:박부민
윤경재 기자 (econom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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