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뉴스] "일하려면 5백만 원 내라"..장애인 쫓아낸 '장애인 카페'

정동훈 2020. 8. 8.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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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시청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로 만드는 당신뉴스 시간입니다.

발달 장애인들은 특수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일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은데요.

어렵게 취업을 했더니 계속 일하고 싶으면 후원금을 내라고 요구를 받았는데, 후원금을 안 냈더니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정동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발달장애인 조명실 씨는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입니다.

[조명실(발달장애인)] "제가 만든 커피를 손님들에게 판다는 것도 좋았고요."

조 씨와 동료 장애인 2명이 일했던 카페는 한 사회복지법인이 경기도공동모금회에서 4천만 원을 지원받아 만들어졌습니다.

평택시가 무상으로 공간까지 내줘 임대료도 없습니다.

말 그대로 장애인들의 일자리 창출과 고용을 위한 장소입니다.

[최금자(카페 근무 장애인 엄마)] "(장애인은) 진짜 갈 데가 없거든요. (카페) 취업할 수 있다는 거는 하늘의 별따기예요."

지난 5년간 조 씨 등은 하루 3시간씩 돌아가면서 열심히 일했고 월급으로 일인당 삼사십만 원 정도를 받았습니다.

[조명실(발달장애인)] "제가 그게 꿈이었던 거 같아요. 근데 그거를 이제 여기 다니면서 이제 그 꿈을 좀 이뤘던 거 같고."

그런데 얼마 전 조 씨와 동료 장애인들은 사회복지법인 측으로부터 5백만 원씩 후원금을 내라는 요구를 받았습니다.

[윤복희(카페 근무 장애인 엄마)] "5백만 원이란 게 큰 돈이에요. 장애인 사회복지를 하시면서 어떻게 이렇게 부모님들한테 이렇게 그거를 당연하듯이 요구를 할 수 있는지…"

법인 측은 "코로나로 경기가 어려우니 운영을 계속하려면 최소한의 성의를 보이라는 뜻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A 복지법인 관계자] "너무 그분들이 자기 투자 없이 하시니까 '마음을 좀 내시라'. 강제로 내라고 한 적도 없고요. 의사를 여쭤 본 거죠."

그런데 후원금을 내지 않자 법인 측은 다른 장애인들과 계약을 맺었고 조 씨 등은 순식간에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김복자(조 씨 엄마)] "출근하면 안 돼 그러니까 (딸이) 왜 안 되느냐는 거죠. 왜 안되느냐고…"

돈이 있어야만 장애인들도 일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부모들은 가슴이 아픕니다.

[윤복희(발달장애인 엄마)] "마음이 아팠던 게 이게 다른 것도 아니고 돈으로 연관해서 우리 아이들의 일자리를 지켜주지 못했다."

경기도공동모금회와 평택시는 카페 운영에 문제가 없는지 법인 측을 상대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MBC 뉴스 정동훈입니다.

(영상취재: 이상용 / 영상편집: 위동원)

정동훈 기자 (jdh@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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