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고 없자 대출로 돈 빼가..사기 당하고 이자 독촉까지

강나림 2020. 8. 8.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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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요즘 스마트폰만 있으면 비대면으로 손쉽게 금융 거래가 가능하죠.

대출도 간단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보이스피싱범들은 이 점을 이용해 통장에 있는 돈뿐 아니라, 대출까지 받게 해 돈을 빼간다는데요.

특히 모바일 뱅킹에 취약한 고령층이 타깃이 되고 있습니다.

강나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올해 예순인 이태호 씨는 최근 이상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계좌가 범죄에 이용됐으니 검찰 조사를 받으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보이스피싱 아니냐고 하자, 이들은 화상통화까지 하며 이 씨를 안심시켰습니다.

[이태호/보이스피싱 피해자] "내가 의심을 하니까 검찰청 사무실을 보여주더라고요, 화상통화를 하면서. 조금 있으니까 내 전화에 112로 찍히면서, "선생님, 여기는 경찰서인데 진짜 검사님이 맞으니까 조사를 받으세요"라고…"

피싱범들은 이 씨에게 스마트폰에 캐피털사 어플을 설치해 비대면 대출을 받으라고 유도했습니다.

금융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는지 확인하는 절차라는 말에 이 씨는 시키는 대로 했고, 간단한 본인 인증 절차 후 단 5분 만에 3천만 원 대출이 실행됐습니다.

이 씨는 피싱범들에게 돈이 넘어간 뒤에야 속은 걸 깨달았습니다.

[이태호/보이스피싱 피해자] "(비대면 대출이) 너무너무 쉽게 됐죠. 순식간에 됐어. 보통 1금융권에서는 "서류, 이거 해라, 저거 해라", 뭐 본인 확인하고 심지어 보증까지 세우라고 하는데, 이건 서류 한 개도 필요 없이 비대면 어플로 해서 3천만 원 꽂히니까…"

66살 정 모 씨도 최근 자신도 모르게 스마트폰을 통해 보험약관 대출 680만 원이 실행돼 통장에서 빠져나갔습니다.

피해 자체도 힘들지만, 더 괴로운 건 대출 원금은 물론 이자까지 갚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정00/피해자] "비대면 거래가 된 건 (금융기관도) 속수무책이라는 거예요. 처음에 일주일 간격으로 오던 이자 독촉하겠다는 문자가 어느 날 보니까 하루걸러 오는 거예요."

금융사들은 고객이 당한 피해는 안타깝지만 자신들도 대출금을 지급한 만큼 회수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태호 씨에게 대출해준 캐피털사는 황당한 제안까지 했습니다.

[이태호/보이스피싱 피해자] "'금융감독원에 고발 안 하면 (대출이자) 10.2%에서 2%p 깎아줄 테니까'…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더라고요."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6천7백억 원으로, 이 가운데 60세 이상 고령층 피해는 1천억 원에 육박합니다.

간편함을 앞세워 급성장 중인 모바일 뱅킹 이용 규모는 하루 6조4천 억 원.

비대면 금융에 취약한 고령층을 위해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강나림입니다.

(영상취재: 정용식 / 영상편집: 배윤섭)

강나림 기자 (alli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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