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힘없는 노인들 대부분"..도움인력 없고 물도 안나오는 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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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십 넘은 노인들이 물 먹은 이불 한 장 들어 올리기도 벅찬데 이걸 다 언제 치울지 막막하죠. 곰팡이 슬기 전에 다 치워야 하는데 다들 지쳐가서 큰일이에요."
전남 구례군에 7일부터 이틀간 380㎜의 집중호우가 쏟아지며 섬진강과 서시천이 범람, 인근 마을이 모두 물에 잠기며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이번 폭우로 구례읍과 문척·간전·토지·마산면 17개 마을이 물에 잠기며 주민 1000여명이 12개 대피소로 피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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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뉴스1) 허단비 기자 = "팔십 넘은 노인들이 물 먹은 이불 한 장 들어 올리기도 벅찬데 이걸 다 언제 치울지 막막하죠. 곰팡이 슬기 전에 다 치워야 하는데 다들 지쳐가서 큰일이에요."
폭우가 휩쓸고 간 9일 오후 전남 구례군 마산면 광평리 광평마을과 냉천마을. 마을 곳곳은 물먹은 가구와 침구류를 빼내다 지친 주민들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마당에 앉아 집을 바라보고 있었다.
치워야할 짐은 산더미지만 짐을 끌어내는 것만으로도 숨이 턱끝까지 차올랐다. 꼭두새벽부터 진흙범벅이 된 가구들을 꺼냈지만 절반도 다 하지 못했는데 벌써 해가 중천에 떴다.
전남 구례군에 7일부터 이틀간 380㎜의 집중호우가 쏟아지며 섬진강과 서시천이 범람, 인근 마을이 모두 물에 잠기며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광평마을과 냉천마을도 들이닥친 물을 피할 수 없었다.
제 몸 가누기도 힘든 노인들이 '살아서 다행'이라고 숨 고를 새도 없이 재난 현장에 투입돼 일손을 거들기 바빴다.
빗물에 논밭의 분뇨도 휩쓸리고 하수장이 역류하면서 마을 곳곳은 악취가 가득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인근 주유소까지 침수 피해를 입어 머리가 어지러울 만큼 기름 냄새가 진동했다.
비가 그친 하늘은 야속할 만큼 햇볕이 쨍쨍해 수해복구에 나선 노인들은 연신 땀을 닦아내고 숨을 헐떡였다.
마산면 부면장 임병안씨(60)는 "전날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겨서 단수까지 됐다. 이날 오전에서야 겨우 몇몇 가구에는 물이 들어왔지만 구호 물품도 부족하고 물 공급도 원활하지 않아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비 피해 이후 가장 힘든 것은 마을 주민 대부분이 70~90세의 고령인데다 구례 전체가 큰 피해를 입어 일손을 구하기 힘든 것이었다.
마산면 주민 이형용씨(47)는 "구례군민이 2만5000명인데 읍내가 난리가 나서 면 단위는 손도 못 쓰고 있다. 마산면에만 120가구가 침수됐는데 손길이 부족해 몸 가누기도 힘든 고령의 노인들만 작업을 하고 있다"고 애타는 마음을 전했다.
그는 "노인들이 물 먹은 이불 들 힘도 없는데 언제 복구를 할지 막막하다. 수해 복구는 곰팡이가 슬기 전에 싹 다 짐을 끌어내서 씻어 말려야 하는 시간싸움인데 이대로라면 집을 통째로 버려야 할 판이다. 외지인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번 폭우로 구례읍과 문척·간전·토지·마산면 17개 마을이 물에 잠기며 주민 1000여명이 12개 대피소로 피신했다. 구례군 1만3000가구 중 1182가구가 물에 잠겼으며 2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번 피해는 서시천 제방이 무너지며 구례읍의 피해를 키웠다. 구례읍은 5000가구 중 946가구가 침수됐고, 요양병원과 주택 등에서 총 529명이 한때 고립됐다.
beyondb@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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