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골당마저 침수 "조상님이 잠길라.." 유족들 발 동동

김철원 2020. 8. 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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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광주에서도 이번 물폭탄으로 큰 피해가 발생했는데요.

정말 예상치 못한 일도 있습니다.

유골함 1천8백 기가 안치된 한 사설 납골당에 물이 차, 유족들이 발을 동동 구른 겁니다.

또 사방이 물로 가득 찼는데 정작 마실 물이 없어서 고충을 호소하는 주민들도 있습니다.

김철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하루 동안 400밀리미터의 폭우가 쏟아진 광주.

넘쳐 흐른 물은 1800기의 유골함이 있는 납골당으로까지 흘러들었습니다.

가족과 조상의 유골이 행여 물에 잠길세라 현장에 몰려든 가족들은 울분을 토합니다.

[유골함 침수피해 가족] "이만한(호스)로 '졸졸졸' 물을 빼내고 있는데 그게 말이 됩니까. 유골이 몇 개인데. 이만한 것으로 한 거야, 아침까지. 그게 말이 됩니까."

비는 잠시 그쳤지만 제방이 터진 영산강 일대는 물난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물이 빠지지 않아 어디가 논이고 어디가 강인지 구분이 안 됩니다.

[이민범/농민] "아이고 지난번 89년에도 집이 묻혔었는데 그때도 집이 찌그러져서 집 다시 지은 지 2년 됐는데… 농사도 다 망쳤지…"

전남 구례군을 관통하는 서시천입니다.

섬진강으로 빠졌어야 할 빗물이 역류해 하천의 제방을 무너뜨렸고 역류한 빗물과 강물이 그대로 구례군 읍내를 온통 덮치고 말았습니다.

혼자 사는 93살의 이 할머니는 집이 떠내려가 돌아갈 집이 없습니다.

[엄순임(93세)] "집이 물에 다 쓸려가버렸어. <돌아갈 집이 없어진 상태이군요.> 네."

조금씩 물이 빠지고 있는 마을들은 이제 식수와의 전쟁입니다.

이틀 전만 해도 물이 넘쳐서 고생이었는데 취수장이 물에 잠겨 수돗물이 끊기는 바람에 이제는 물이 없어 고생입니다.

[윤정희] "물난리가 났는데 물이 없어가지고… 먹는 물도 없지, 밥해 먹을 물도 없지, 씻을 물도 없지. 화장실도 못 가지…"

지난 이삼일 동안 곡성에는 587, 구례에는 541, 광주 북구에는 533밀리미터 등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습니다.

광주 전남 지역에서만 10명이 숨지고 3천 명이 집을 떠나 피신한 상태입니다.

MBC뉴스 김철원입니다.

(영상취재: 강성우·김상배(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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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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