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짓뭉개진 복숭아에 '절망'..비 피해 눈덩이

천정인 2020. 8. 1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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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복숭아 농사는 아예 포기한 상탭니다."

8일 복숭아 주산지인 전남 화순군 도곡면에서 복숭아 농사를 짓는 오종채(67)씨는 오랜 장마와 폭우로 망쳐버린 복숭아 농장 앞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2만3천㎡에 달하는 오씨의 농장에 심어진 복숭아나무 전부가 이런 상태였다.

오씨뿐만 아니라 화순에서 복숭아 농사를 짓는 300여 농가의 상황이 모두 비슷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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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주산지 화순 낙과 피해..농·축·수산업 직격타
썩고 짓뭉개진 복숭아 (화순=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10일 오전 전남 화순군 도곡면 한 복숭아 과수원에서 폭우로 떨어진 복숭아가 썩거나 짓뭉개져있다. 2020.8.10 iny@yna.co.kr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올해 복숭아 농사는 아예 포기한 상탭니다."

8일 복숭아 주산지인 전남 화순군 도곡면에서 복숭아 농사를 짓는 오종채(67)씨는 오랜 장마와 폭우로 망쳐버린 복숭아 농장 앞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탐스럽게 익은 복숭아가 주렁주렁 달려있어야 할 수확 철이지만 나무엔 온전한 복숭아를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나무 아래에 떨어진 썩고 짓뭉개진 복숭아가 악취를 풍겨내고 있었다.

"향기로운 냄새가 가득했던 복숭아밭이었는데…"라며 오씨는 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나마 나무에 달린 복숭아도 꼭지 부분이 썩어 손만 대면 열매가 나무 아래로 우수수 떨어지기 일쑤였다.

오씨가 나무를 스쳐 지나가자 물러질 대로 물러진 복숭아가 그의 어깨에 묻어져 나올 정도였다.

고개 숙인 농민 (화순=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10일 오전 전남 화순군 도곡면 한 복숭아 과수원에서 폭우로 떨어진 복숭아가 썩거나 짓뭉개져있다. 2020.8.10 iny@yna.co.kr

2만3천㎡에 달하는 오씨의 농장에 심어진 복숭아나무 전부가 이런 상태였다.

긴 장마로 병해충 방제 작업을 하지 못한 데다 폭우가 쏟아지며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과나 배처럼 저장이 가능하면 미리 수확이라도 해놨을 테지만 복숭아는 그것도 어려운 작물이었다.

그나마 상품성이 있는 복숭아를 따다 팔아봤지만 수확기 내내 번 돈은 고작 70만원이 전부였다.

더는 손을 쓸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한 오씨는 눈물을 머금고 올해 농사를 포기했다.

그는 "22년간 복숭아 농사를 했는데 이런 일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농민들이 살 수 있게 안전망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오씨뿐만 아니라 화순에서 복숭아 농사를 짓는 300여 농가의 상황이 모두 비슷하다고 했다.

한 농민은 장맛비가 잠시 그친 틈을 타 과수원에 가봤다가 모두 썩어있는 열매를 보고 그 자리에서 통곡하기도 했다.

복숭아 농사 망친 농민 '울상' (화순=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10일 오전 전남 화순군 도곡면 한 복숭아 과수원에서 농민 오종채(67) 씨가 피해 상황을 설명하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2020.8.10 iny@yna.co.kr

박민자(59) 화순군 복숭아연합회 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이상 기온 탓에 복숭아 농사가 갈수록 힘들어지는 상황"이라며 "현실에 맞는 대책과 보험금 지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긴 장마 끝에 쏟아진 300∼500㎜가량의 폭우는 과수 농가는 물론 농·축·수산 분야에 심각한 피해를 발생시켰다.

이날 오전을 기준으로 전남 곳곳에서 논과 밭, 비닐하우스 등 6천546㏊가 침수됐고 10㏊가 유실된 것으로 집계됐다.

9㏊의 농경지가 매몰됐고, 6㏊의 과수원도 낙과 피해를 봤다.

축산 분야에선 오리 15만4천마리, 닭 13만9천마리가 폐사하는 등 모두 11개 시군 146 농가에서 84만7천마리가 침수되고 29만3천마리가 폐사했다.

양식장도 큰 피해를 봐 8곳에서 417만 마리가 유실됐다.

곡성 5곳에서 뱀장어 414만 마리가 사라졌고, 구례에선 메기와 철갑상어 2만4천마리, 화순에서 뱀장어 3천마리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제5호 태풍 '장미'가 북상하면서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 관계자는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도민 전체가 유의해 달라"며 "피해 복구와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붕 위의 소를 구조하라' (구례=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10일 오전 전남 구례군 구례읍의 한 마을 주택 지붕 위에서 119대원들이 소를 구조하고 있다. 이 소는 주변 축사에서 사육하는데 최근 폭우와 하천 범람으로 물에 떠다니다가 지붕 위로 피신, 이후 물이 빠지면서 땅으로 내려오지 못하고 머물러 있었다. 2020.8.10 hs@yna.co.kr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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