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강성' 최재성 배치로 국정 돌파 뜻..'반쪽 쇄신' 지적

이주영·김형규 기자 2020. 8. 10.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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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사표' 6명 중 수석비서관 3명 교체
김조원·김거성 교체는 다주택자·'고가 처분' 논란 작용
김종호 인선은 '탈원전 비판' 최재형 감사원장 견제 해석

[경향신문]

김조원만 불참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회의엔 지난 7일 사의를 표명한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김외숙 인사수석,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김거성 시민사회수석은 참석했지만 김조원 민정수석은 불참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을 포함한 고위직 참모 6명의 사표를 받은 지 사흘 만인 10일 수석비서관 3명을 선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관심을 모았던 노 비서실장은 일단 자리를 지켰고, 정무수석에는 ‘친문 강성’으로 분류되는 최재성 전 의원을 기용했다. 청와대 중심의 국정운영을 지속하겠다는 메시지로, 쇄신과는 동떨어진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사의를 표명한 6명 중 강기정 정무, 김조원 민정, 김거성 시민사회 수석을 교체했다. 이 중 김조원·김거성 수석은 다주택자로, 특히 서울 강남권에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한 김조원 수석은 주택 처분 과정에서 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집을 내놓으면서 여론 악화의 빌미를 제공했다. 문책성 인사를 꺼려왔던 문 대통령이 김조원 수석의 사표를 수리한 것은 민심 이반을 더 이상 두고볼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김 수석은 이날 수석·비서관 회의에 불참해 인사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시한 것 아니냐는 뒷말도 나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춘추관에서 후임 인사를 발표할 때도 강기정·김거성 수석은 청와대를 떠나는 소회를 밝혔으나 김조원 수석은 나타나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 참모들과의 메신저 단체대화방에서도 인사 없이 퇴장했다고 한다. 사표를 냈던 윤도한 국민소통수석과 김외숙 인사수석은 교체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종합적인 책임을 지겠다”며 비서실 고위직 참모 전원이 사의를 표명했던 것을 고려하면 ‘반쪽 쇄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재성 신임 정무수석은 문 대통령의 ‘호위 무사’로 불리는 친문 핵심이다.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사무총장으로 호흡을 맞췄고, 지난 대선에서 캠프 종합상황본부 제1상황실장을 맡아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 여당의 한 중진 의원은 최 신임 수석에 대해 “정권 말기에 호흡이 맞는 사람을 기용해 개혁입법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려는 취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2015년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을 맹비난하는 등 강성 이미지가 강한 최 수석이 야당과의 협치 창구 역할에 적절한지에 대한 의구심도 나온다. 문 대통령이 최측근을 청와대로 불러들인 것은 부동산 정책, 검찰 인사 등에 대한 여론 비판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여당의 한 중진 의원은 “최 전 의원은 대통령을 만든 일등공신”이라며 “대통령 뜻대로 하겠다는 것인데, 난국을 극복하는 데 적임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누가 당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당·청 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임 민정수석에 김종호 감사원 사무총장을 발탁한 것은 탈원전 정책에 비판적인 최재형 감사원장을 견제·대응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제남 신임 시민사회수석 역시 환경·생태 분야에서 활동해온 탈원전론자다. 새로 임명된 수석 3명은 무주택자 혹은 1주택자라는 점에서 문 대통령이 부동산 민심을 의식해 인사를 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이주영·김형규 기자 young7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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