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앞으로 매년 여름 폭염 아니면 폭우 올 것"

MBC라디오 2020. 8. 10.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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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온난화로 인한 '시베리아 열파의 이상 현상', 긴 장마 만들었다
- 폭우 아니면 폭염, 매년 여름 고통스러울 것
- 기상청은 오보청? 폭우 시간과 양 예측 어려운 현대 기상학의 한계일 뿐
- 기상청의 가능성 예보 후, 추가적 정보에 귀 기울여야


■ 프로그램 : 이승원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 평일저녁 6시5분~8시)

■ 출연자 : 김해동 계명대학교 지구환경학과 교수

☏ 진행자 > 지난 6월 시작한 장마가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주말 남부권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리면서 섬진강, 그리고 낙동강의 둑이 무너졌고요. 그에 따라서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죠. 앞으로 장마 상황은 어떨지 계명대학교 지구환경학과 김해동 교수님과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김해동 >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 진행자 > 지금 대구에 계신 건가요?

☏ 김해동 > 예, 그렇습니다.

☏ 진행자 > 대구는 비가 많이 내렸습니까? 어떤가요.

☏ 김해동 > 바람은 별로 없는데 비는 계속 내리고 있습니다.

☏ 진행자 > 크게 피해를 본 지역은 대구는 아직 없으신 건가요?

☏ 김해동 > 네, 그런 것 같습니다. 제가 오후에 계속 회의가 있어가지고.

☏ 진행자 > 장마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이번 태풍이 지금 태풍 얘기도 나왔잖아요. 장미 소멸됐다고 하는데, 앞으로 우리 궁금한 게 딱 하나입니다. 날씨가 대체 어떻게 될 것인가.

☏ 김해동 > 끝자리까지 온 것 같습니다. 오늘 15시 기준으로 장마전선이 압록강에 걸쳐 있었거든요. 그러다 내일 되면 다시 찬공기에 밀려서 다시 내려옵니다. 이것은 좀 전에 정체전선이라고 말씀하시던데 정체전선이 아니고 한랭전선, 우리나라 중부지방에 한랭전선이 걸리고 동해 쪽에는 온난전선 형태로 걸립니다. 그러다가 이게 비가 많이 오고요. 8월 11일 되면 내일 내려오는 전선이 동쪽 동해 쪽으로 빠지면서 금년 장마전선은 끝나는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장마는 일단 끝이 보인다.

☏ 김해동 > 네.

☏ 진행자 > 이번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달 가까이 국민들이 정말 다 지쳤습니다. 그리고 강수량도 예년보다 굉장히 많은 것 같은데요. 왜 이렇게 많고 길어지는 걸까요?

☏ 김해동 > 그렇습니다. 금년에 장마도 그렇고 여름이 굉장히 덥다고 했는데 덥지도 않고 그랬지 않습니까? 올 여름 기후를 얘기할 때는 시베리아 열파 얘기를 반드시 해야 됩니다. 금년 초 1월 달부터 시베리아 지역 우리 쪽으로부터 약 3000km 정도 서쪽에 있고요. 북위 60도 정도 위치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온도가 굉장히 높게 형성이 되었습니다.

상공에 올라가면 편서풍 파동이란 게 있거든요. 이게 시베리아 쪽에 고온이 되면 남쪽에 있는 공기가 치고 올라갔다는 얘기거든요. 북극권에 있는 찬 공기가 모여있는데 시베리아 쪽에서 뜨거운 공기가 남쪽의 공기가 치고 올라가버리니까 북쪽에 갇혀 있던 공기는 어디론가 내려와야 되겠죠. 그게 딱 우리나라 쪽으로 내려온 겁니다. 동아시아 쪽으로. 일본 큐슈까지 찬공기가 쭉 내려오고 그것이 지금까지도 버티고 있었던 거죠.

그래서 이 북쪽 찬공기 세력이 굉장히 강했고 남쪽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치고 올라오면서 두 세력이 아주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장마전선이 아주 좁게 형성되었고 그리고 또 우리나라 남해안 쪽에 보면 대만 앞바다에서부터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 자리 따라서 수증기가 많이 보급돼서 장마전선상에서 굉장히 강한 폭우로 내렸습니다. 그래서 요약하자면 금년 여름에는 시베리아 열파가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이런 이상 현상이 나타났고 그것이 올 장마 올 여름 기후를 결정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진행자 > 시베리아 열파라는 개념이 좀 어렵긴 합니다만 최대한 쉽게 실정해주시면 기본적으로 이번에 장마도 길어지고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하니까 기후변화와 연관시켜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것도 그 일종인가요, 기후변화의 영향인가요?

☏ 김해동 > 그렇죠. 북쪽의 공기가 많이 뜨거워지거든요. 지난 50년 동안 온도 승도 보면 북극권 온도가 4도가 올라갔고요. 중위도가 2도 정도 올라갔습니다. 북극지방하고 남쪽지방하고 온도차이가 줄었죠. 온도 차이가 준다는 얘기는 기압차가 준다는 얘기고 그렇게 되면 편서풍 파동이 남북으로 굉장히 사행합니다. 북쪽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오기도 하고 남쪽 뜨거운 공기가 위로 치고 올라가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게 여름만 이상한 것이 아니고 겨울에도 시베리아 공기가 서울보다 더 뜨거운 따뜻한 이런 일이 막 생기는 거거든요. 결국 지구온난화 영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진행자 > 앞으로도 우리가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여러 유형의 이상기후들이 계속 되겠네요. 교수님.

☏ 김해동 > 그렇죠. 금년에 생겼던 시베리아 열파가 앞으로 더 기승을 부릴 수도 있겠죠. 그렇게 되면 금년 여름보다 더 심한 폭우 여름이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앞으로 지금부터 올 여름을 생각한다면 2016년 2018년과 같은 엄청난 심각한 폭염 여름이 되든가 혹은 작년이나 올해와 같은 폭우 여름 양쪽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많고요. 그리고 여름이 폭염의 여름이 된다손 쳐도 그럴 경우에 가을장마가 또 기승을 부리게 되고 그때 또 강한 태풍이 내습해올 가능성이 많거든요. 그래서 앞으로의 여름은 항상 비피해 폭우로 고통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이 됩니다.

☏ 진행자 > 굉장히 불행하네요. 폭우 아니면 폭염 그 사이에서 좋은 날씨는 기대할 수 없는 겁니까?

☏ 김해동 > 예, 매년 여름은 고통스러울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그렇군요. 교수님 말씀 들으시면서 문자가 왔어요. 황**님 ‘일기예보 갈수록 어려워지는 게 당연하겠습니다. 기상청도 항상 슈퍼컴퓨터 놔두고 뭐하냐 하는데 참 힘들겠어요’ 사실 저희들 인터넷 댓글들이나 보면 오보청이다, 속어로 소위 구라청이다 뭐 이런 말들을 하는데 교수님이 보시기엔 어떻습니까, 이건 기상청의 잘못은 아닌가요? 어떻습니까?

☏ 김해동 > 국민들이 느낄 때 중계청 이런 얘기 했잖아요. 구라청 얘기 있는데 그게 기상청 분들이 들으면 기분이 좋을 순 없는데

☏ 진행자 > 언짢으시죠.

☏ 김해동 > 그런데 그게 설득 있는 얘기입니다. 왜냐하면 장마전선이라고 하는 게 동서방향으로 굉장히 긴데 남북으로 폭이 되게 좁거든요. 이게 수치예보의 해상도를 벗어나는 거예요. 대단히 작거든요. 그 범위 안에서도 폭우가 오는 비는 규모가 더 작습니다. 그래서 일본, 미국, 유럽 어떤 나라든지 간에 여름철에 내린 이런 폭우는 폭우가 내릴 가능성까지 말할 수 있는데 언제 올 것인가 어디에 떨어질 것인가하는 것은 예보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이게 오늘날 현대기상학의 한계거든요. 그래서 다른 나라도 어떻게 하는고 하니 큰비가 올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하지만 실제로 어디가 오는가 하는 건 그 현상이 나타나고부터 예보를 합니다. 이런 방식을 나우캐스팅이라고 얘기하거든요. 현상이 생기고부터 어디에 비가 떨어진다 이렇게 말할 수 있거든요. 그러니 국민들이 보면 중계청이죠. 그러니까 기상청 잘못이라기보다 현대기상학의 한계고 자연이 가지고 있는 하나의 특성이다, 그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결국은 인간이 만들어놓은 어떤 상황에 대한 대가로 표현하시는 분들이 참 많잖아요. 그렇다면 교수님께서는 도시기후학을 전공하셨고 공부하고 계신데, 그동안 날씨 데이터 이런 것들은 무의미해진다는 느낌이 많이 들어요.

☏ 김해동 > 그렇죠. 과거와는 다른 그런 패턴이 계속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제가 가을장마 좀 전에 얘기했잖아요. 이 가을장마가 일본에서는 탁월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존재를 인정 안 할 정도로 약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여름장마보다, 올해는 여름장마가 강했는데 작년이나 재작년 그전에 보면 여름장마보다도 오히려 가을장마가 더 강하고 비가 더 많이 오고 이런 현상이 생기거든요. 그러니까 계속 바뀌는 거죠.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앞으로 저희들은 무엇을 대비해야 될까요? 교수님 마지막으로요.

☏ 김해동 > 그렇죠. 좀 전에 제가 이런 폭우현상 같은 경우 가능성은 예보할 수 있지만 시간과 양은 예보할 수 없다, 이런 얘기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기상청에서 포텐셜 예보, 가능성을 얘기하면 그때부터 우리가 긴장을 하고 기상청에서 나오는 추가적 정보에 귀를 많이 기울여야 됩니다. 그리고 일기예보를 기상청이 반드시 수 시간 전에 확실하게 맞혀야 된다는 이런 미련은 버리는 게 좋겠습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냉정하게 평가를 해주셨군요. 지금까지 계명대학교 지구환경학과 김해동 교수였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김해동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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