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폭탄 터진다더니.. 태풍 예보까지 빗나가
기상청의 비 예보가 또 빗나갔다. 기상청은 지난 9일 "10일 오전 6시까지 서울·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 북부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매우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지만, 이날 실제로는 '찔끔' 비가 오는 데 그쳤다. 출근길 교통 대란을 예견해 평소보다 일찍 길을 나선 직장인들은 비 피해가 적은 데 안도하면서도 기상청 예보에 아쉬움을 표했다.
10일 기상청 자동기상관측시스템(AWS) 기록을 보면 이날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서울의 누적 강수량은 1㎜에 그쳤다. 경기도 연천은 5㎜, 파주는 2㎜였다. 기상청이 예견했던 제5호 태풍 '장미'의 영향이 중부에까진 미치지 않은 것이다. 기상청은 "장마전선으로 인한 비구름이 오전 중 북한 지역으로 완전히 올라가면서 예보보다 강수량이 적었다"고 밝혔다.
비구름이 예상보다 북쪽으로 치우치면서 기상청은 예상 강수량도 계속 수정했다. 9일 오전엔 서울과 경기 북부에 11일까지 최고 500㎜의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했지만, 같은 날 오후 최고치를 300㎜로 낮췄다. 10일 오전엔 다시 30~80㎜로 낮췄다.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서울 광화문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박모(32)씨는 "평소에는 자차로 출퇴근하는데 전날 예보에서 비가 많이 온다기에 일찍 일어나 지하철을 탔다"며 "이렇게 비가 적게 올 줄 알았으면 30분은 더 잤을 텐데, 이번 장마 기간 동안 몇 번이나 오보가 나는지 답답하다"고 했다.
태풍 예보도 정확하지 않았다. 태풍 '장미'는 이날 오전 제주도 남쪽 해안을 거쳐 오후 2시 50분쯤 거제도 남단에 상륙, 울산 서북쪽 10㎞ 부근에서 온대저기압으로 약화됐다. 앞서 9일 기상청은 이 태풍의 영향으로 부산과 울산, 경남에 100~200㎜, 많은 곳은 300㎜ 이상의 비가 올 것으로 예보했다. 그러나 실제로 태풍이 상륙한 10일 누적 강수량이 300㎜에 달한 곳은 없었다. 경남 합천의 강수량이 130.5㎜로 경남 지역에서 가장 많았고, 부산시는 23㎜, 울산시는 25㎜에 그쳤다.
가장 먼저 태풍의 영향을 받았던 제주도에서도 예보가 빗나갔다. 기상청은 지난 9일 태풍 '장미'가 지날 때 제주도에 200㎜ 안팎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봤지만 10일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제주도에 내린 비는 서귀포 61㎜, 성산 61.9㎜ 등에 그쳤다. 기상청은 "이번 태풍은 발달 시부터 대기 상층부에 태풍 주변으로 건조한 공기가 분포해 크게 발달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봤는데, 예상보다 건조한 공기의 영향이 커 강수량이 줄어든 것 같다"며 "한 달 이상 장마 기간이 이어지며 전국에 비 피해가 큰 상황이어서 예방 차원에서 예상 강수량을 보수적으로 낸 측면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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