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워도 치워도"..폭우 지나자 전국 쓰레기 '몸살'

한지은 2020. 8. 1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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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바다·강 곳곳에 쓰레기 산더미..침수 피해지역 '아수라장'
폭우에 지친 주민, 쓰레기와 전쟁.."지자체 힘으로는 부족"
폭우에 밀려온 쓰레기 (목포=연합뉴스) 광주전남 지역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지난 9일 오전 전남 목포시 목포항에 영산강에서 유입된 쓰레기가 거대한 강을 이루고 있다. 이 쓰레기는 영산강 하구언 배수갑문을 통해 목포항으로 유입됐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국종합=연합뉴스) 연일 계속된 기록적인 폭우가 지나가자 수마가 할퀸 피해 지자체는 물에 떠내려온 쓰레기를 치우느라 종일 허리를 펼 새 없다.

전남 목포 앞바다에는 영산강 상류 수문이 개방되면서 쓰레기가 계속 유입되고 있다.

11일 현재 목포 평화의 광장 앞 해상에서는 영산강 등에서 떠밀려 온 쓰레기가 9만7천㎡ 넓이로 떠다니고 있다.

농어촌공사 영산강사업단이 영산강 수위조절을 위해 하굿둑 수문을 개방한 7일부터 생활 쓰레기가 가득 찼다.

사업단은 11일 오전 9시 30분부터 8번째 하굿둑 수문 13개를 개방, 초당 최대 1만2천t의 물을 목포항으로 흘려보내고 있다.

물과 함께 영산강 생활 쓰레기가 목포항으로 유입되면서 하굿둑 바로 아래인 평화광장 앞 방파제와 바다는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치워도 치워도'…서천 해변, 금강 상류서 내려온 쓰레기로 몸살 (서천=연합뉴스) 연일 수십명의 인력과 중장비를 투입해 충남 서천 서면 월호리와 도둔리, 마량리 해변 등으로 떠밀려온 수백t의 부유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지만 좀처럼 쓰레기가 줄지 않고 있다. 사진은 지난 10일 서천 도둔리 해변서 강풍으로 밀려온 쓰레기 치우는 공무원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충남 서천 해변 역시 금강 상류에서 떠내려온 부유 쓰레기로 뒤덮였다.

폭우가 이어진 10여일간 서천 해안가로 떠밀려온 쓰레기는 800여t으로 나뭇가지, 캔, 페트병, 스티로폼, 폐어구, 폐가전 등 다양하다.

서천군은 인력 300여명과 굴착기 등 중장비 33대를 투입해 400여t을 수거했지만, 아직 절반이 남았다.

서천군 관계자는 "장맛비로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쓰레기가 엄청나게 밀려오고 있다"며 "해안가로 밀려온 쓰레기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경남 남해 인근 해상도 섬진강수계 집중호우로 유입된 대규모 부유 쓰레기 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남해군 고현면 화전항과 서면 서상항 등 해안변에 유입된 부유 쓰레기는 1천여t가량이다.

남해군은 자체적으로 복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해양수산부에 부유 쓰레기 처리를 위한 국비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화개장터 침수 피해 (하동=연합뉴스) 지난 9일 오후 경남 하동군 화개면 탑리 화개장터에 침수 피해 물품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흙더미에 묻힌 세간살이를 복구하는 손길도 쉴 틈 없다.

지방자치단체와 봉사단체, 주민들의 노력에도 피해지역 복구가 완전히 되려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섬진강 제방 붕괴로 큰 침수 피해를 본 전북 남원지역 주민들은 하늘이 원망스럽다.

벌써 닷새 넘게 비가 이어지면서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는 흙탕물과 종일 사투를 벌이고 있다.

마을 전체가 침수 피해를 본 남원시 금지면 상귀마을 주민들은 비가 오는 와중에도 물에 잠겨 못 쓰게 된 가구와 전자제품을 버리고 집 안에 가득 찬 진흙을 빼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이 내놓은 가구와 집기로 주변 골목이 가득 찼지만, 아직 집 안에는 치워야 할 가재도구가 많이 남아 있다.

제방 붕괴 당시 지붕까지 침수된 탓에 사실상 집 안에 있는 모든 게 버려야 할 쓰레기가 됐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비를 맞으며 진흙투성이 식기를 씻던 이순자(82) 씨는 전날 취재진과 만나 "잠깐 날씨가 맑아져서 복구를 시작했는데 다시 비가 내린다"며 "내가 전생에 잘못해도 크게 잘못했나 보다"고 토로했다.

충북 제천 봉양읍 구곡1리 마을 입구 다리 상판에는 급류에 떠내려온 식자재 저장용 컨테이너가 위태롭게 매달려 있고, 절반쯤 드러누운 전신주도 그대로다.

산에서 흘러내린 토사에 매몰된 집도 일주일째 주저앉아있다.

집주인의 아들인 이재성(66) 씨는 "도로와 하천 등 급한 불부터 끄느라고 미처 손댈 겨를이 없었다"며 "아직도 할 일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제천시도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수해 현장을 지원하고 있지만, 응급복구가 필요한 곳이 많아 충분한 인력과 장비를 대주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 걸음씩 일상을 향해 (구례=연합뉴스) 지난 10일 전남 구례군 구례읍 오일장에서 주민이 침수 피해로 진흙 범벅이 된 그릇을 꺼내 씻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폭우로 건물 1층 높이까지 물이 찼던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 바닥은 물이 빠지자 흙탕물과 한약재를 비롯한 침수 피해 물품으로 뒤섞여 아수라장이 됐다.

화개장터 내 기념품 매장을 운영하는 배모(62) 씨는 "가게를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는데 어떻게 정리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막막함을 토로했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지난 9일 화개장터를 찾아 "도에서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지원하고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가능한지 점검해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폭우와 섬진강 제방 붕괴로 마을 대부분이 잠겼던 전남 구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11일 오전부터는 대부분 지역의 상수도 공급이 재개되면서 사정이 나아졌지만 지난 10일까지는 수도가 끊겨 음용하고 청소할 물이 부족해 애를 태워야 했다.

특히 주택과 상점들이 밀집한 구례읍 5일 시장 거리에는 쓰레기가 곳곳에 산더미처럼 쌓였다.

이곳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혜숙(52) 씨는 "시장통은 음식물과 기름이 섞여 있고 축사 같은 곳들은 주민들이 손으로 치워도 한계가 있어 행정기관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정경재 조근영 이은파 천경환 한지은)

contactje@yna.co.kr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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