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집 간 기자 고소한 조국, 8년전엔 국정원직원 집 본인이 공개

정진호 2020. 8. 1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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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딸 조민(29)씨 집에 찾아온 기자를 고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 전 장관이 과거 트위터에 올린 글이 주목받고 있다. 조 전 장관은 당시 국정원 여직원의 오피스텔 주소까지 공개해 고발당했다.


"여성 대상 범죄…기자 고소"
조 전 장관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7일 제 딸은 X기자 및 성명불상 기자를 형법 제319조 주거침입죄 및 제262조 폭행치상죄로 경찰에 고소했다”며 “딸은 근래 자주 발생하는 혼자 사는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강력한 법 집행을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뉴스1

조 전 장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두 명의 기자가 조씨가 사는 오피스텔 건물에 들어와 초인종을 누르면서 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했다. 또 주차장에서 차 문을 밀쳐 조씨의 다리에 상처가 났다고 한다. 초인종을 누른 행위는 주거침입, 차 문을 밀친 건 폭행치상 혐의로 고소한 셈이다. 지난해 9월은 조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장학금 수령 의혹이 불거진 직후다.


2012년엔 조국이 고발당해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일 당시 비방 댓글을 단 의혹을 받은 국정원 여직원이 2013년 1월 소환조사를 받기위해 서울 수서경찰서에 들어서고 있다. [중앙DB]

조 전 장관은 2012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였던 당시 경찰에 고발된 적이 있다. ‘댓글녀’로 불린 국가정보원(국정원) 여직원 김모씨가 사는 오피스텔 위치를 공개하면서다. 조 전 장관은 2012년 12월 11일 자신의 트위터에 “추가속보! 문재인 비방 글 작업을 한 국정원 직원이 문을 잠그고 대치중인 곳은 역삼동 OO초교 건너편 OOOO 오피스텔”이라고 공개했다. 당시 민주당 의원들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오피스텔 문 앞에서 안에 있는 국정원 직원과 대치하던 중이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던 2012년 12월 11일 트위터에 올린 글. [트위터 캡처]

보수단체가 같은 날 “국정원 역삼동 오피스텔 실소유주는 OO구 OO동 OOOO거주 OO년생 O모씨”라는 글을 게시한 공지영 작가와 조 전 장관을 고발했다. 주소 등 개인신상을 유포해 사생활을 침해한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다. 당시 국정원 직원 김씨는 28세였다. 지난해 오피스텔 사건 당시 조씨의 나이와 같다.


불기소 송치하자 "진보는 법적 대처 꺼려"
해당 사건은 검찰이 불기소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2013년 조 전 장관과 공 작가를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면서 거주지를 언급하는 정도로는 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주민등록번호 등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불기소 의견 송치 당일 조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그는 “상식을 가진 시민, 표준적 교육을 받은 법률가라면 두 사람(조국·공지영)의 행위가 무죄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극우 인사들은 국정원 선거개입을 덮기 위해, 그리고 진보 인사들을 위축시키기 위해 고발을 남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진보 인사들은 법적 대처를 꺼려했다”고 덧붙였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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