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털이식 감찰에 "숨 막히는 불면"..극단선택한 경찰관(종합)

박영서 2020. 8. 11. 17:3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음주운전 사고로 직위해제 된 상태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강원 고성경찰서 A 경위는 음주운전과 관련이 없는 '별건 감찰'과 '먼지털이식 감찰'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인권보호담당관은 "진상조사 결과 본청 감찰은 음주운전과 직접 관련 없는 사항을 확인하는 '별건 감찰' 또는 '먼지털이식 감찰'로 보이는 점검을 했다"며 "이번 조사 결과에 상응한 책임 등 후속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음주사고 뒤 직위해제..경찰청 감찰부서, 엉뚱한 업무비 사용 지적
소속 경찰서는 인권 침해적 대책 추진..특별조사팀 "감찰 개혁방안 마련"
경찰관 [연합뉴스TV 제공]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박영서 기자 = 음주운전 사고로 직위해제 된 상태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강원 고성경찰서 A 경위는 음주운전과 관련이 없는 '별건 감찰'과 '먼지털이식 감찰'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전국경찰직장협의회발전위원회(직발위)에 따르면 A 경위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 해소를 위해 경찰청 인권보호담당관과 직발위 관계자로 꾸려진 특별조사팀은 경찰청 감찰부서에서 A 경위를 상대로 이 같은 감찰을 벌였다는 결론을 냈다.

경찰청 인권보호담당관은 "진상조사 결과 본청 감찰은 음주운전과 직접 관련 없는 사항을 확인하는 '별건 감찰' 또는 '먼지털이식 감찰'로 보이는 점검을 했다"며 "이번 조사 결과에 상응한 책임 등 후속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본청 감찰에 대해서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치를 위해 신속히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경찰청 시민감찰위원회'를 열어 그 권고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감찰 개혁을 추진했으나 여전히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감찰 기능'에 대해 시민사회와 외부 전문가 등 다양한 의견을 모아 현장 직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감찰 개혁방안을 마련하고, 이행 여부도 철저히 확인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증가추세에 있는 경찰 음주운전이나 성 비위도 절제된 감찰과 조직 구성원의 인격권 존중을 기본 바탕으로 두고 철저한 원인 분석을 통해 근본적인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위가 있더라도 직원 개인의 인격권을 존중하고 절차적 권리를 보장하는 등 상호 존중하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경찰청 [촬영 안철수]

인권보호담당관은 별건 감찰 외에 고성경찰서장의 인권 침해적인 대책 추진 등이 확인됐다고도 밝혔다.

A 경위가 음주 사고로 직위해제 된 이후 고성경찰서장은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진 공모전'이 열었고, 이 과정에서 인권 침해적인 요소가 있는 섬뜩한 작품들이 출품됐다.

또 휴무나 휴가인 직원들의 음주 여부를 확인했으며, 내부 게시판에 '음주운전은 미친 짓이다'라는 글을 게시한 것도 문제가 있다고 봤다.

이와 별도로 직발위는 '특별조사팀에 합류한 직발위 관계자들의 조사 활동을 고성경찰서장이 방해했다'며 최근 경찰청에 진정서를 냈다.

A 경위는 지난 6월 속초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신호대기 중인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이튿날 직위해제 됐다.

같은 달 26일 낮 자신의 집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 중 숨졌다.

A 경위가 남긴 유서와 수첩에는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글과 함께 경찰청이 음주운전과 무관한 감찰을 진행해 괴로워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는 '음주운전 혐의와 공금유용 혐의로 감찰 조사를 받아야 할 것 같다. 공무원 신분을 잃고 검찰 수사를 받고 징역형을 살 것 같다'며 숨 막히는 불면과 괴로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유족은 이를 토대로 A 경위가 갑작스러운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극단적인 선택에 이른 동기에 의문을 제기했고 경찰청은 지난달 6일부터 23일까지 특별조사를 진행했다.

A 경위의 죽음에 먼지털이식 감찰이 있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옴에 따라 순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직발위 관계자는 "단순 자살로 몰아가려는 분위기가 있었으나 경찰조직 내 갑질에 경종을 울리는 결과가 나왔다"며 "별건 감찰을 금지하는 내용을 훈령으로 만드는 등 문서화할 수 있도록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conanys@yna.co.kr

☞ '한강 물 위에 시신이…' 신고에 출동 해보니
☞ 남한에서 천대받지만 북한에선 너무 귀한 물건 TOP3
☞ 호수에서 잡은 금붕어가 15kg…대재앙 징조?
☞ '만삭 아내 95억 보험금' 어떻게 가능했나
☞ "죽여달라고 해서…" 여중생 목 졸라 숨지게 한 고교생
☞ '뒤끝 퇴직' 비난 김조원이 청와대를 떠난 날은…
☞ 퇴사하겠단 여직원 태우고 강릉서 부산까지 간 이유는?
☞ '만삭아내 살해무죄' 남편…원금만 95억 보험금 받나
☞ 여성에 접근해 '셀카' 찍던 수컷 곰, 붙잡혀 중성화 수술
☞ 생애 첫 주택 구매, 미혼·중년부부도 취득세 감면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