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마을회 7억 받기로"..공사는 일사천리

강인희 2020. 8. 11.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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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주]
[앵커]

우도의 개발 실태를 짚어 보는 순서입니다.

어제 이 시간에 우도 천진리에서의 대규모 리조트 개발 실태를 보도해드렸죠.

그런데 이 리조트 개발을 위한 주민 협의 과정에서 마을회 측이 사업자 측으로부터 7억 원을 받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일부 주민들, 이러한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현장K 강인희, 문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우도봉과 자연경관보전지구 1등급인 돌칸이 해변 인근에서 진행되고 있는 훈데르트바서 파크앤리조트 공사현장.

내년 말이면 4만9천 여㎡ 부지에 미술관과 40여 객실 규모의 숙박시설 등이 들어섭니다.

환경에 이은 경관 훼손 논란 등과 관련해 사업자 측은 2018년 리조트가 들어서는 천진리 마을 주민들과 두 차례 협의 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취재진이 현장에서 만난 마을 주민들은 사업자 측과의 협의 내용은 물론, 리조트가 어떤 규모로 어떻게 지어지는지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천진리 주민 A씨 : "(협약 내용은 전혀 모르세요?) 모르지. 전혀. 아는 바가 아무것도 없어요. 각시물(리조트) 이거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하나도 없지."]

[천진리 주민 B : "여기 레미콘 차 뭐하러 들어오냐고 어디 가냐고 하니까 돌칸이(쪽)이라고만 들었지 우리는 아무 말도(듣지 못했죠)."]

KBS가 입수한 2018년 4월 1차 주민설명회 회의록입니다.

당시 우도 천진리 주민은 180여 세대 300여 명, 하지만 주민설명회에는 24명만 참석했다고 나와 있습니다.

이 주민들, 사업에 협조한다는 조건으로 경로당 건설과 천진리 주민 우선 채용 등을 사업자에게 요구했습니다.

천진리 동천진동 해녀회도 공사로 인한 어족자원 피해 등을 우려해 2019년부터 5년 동안 매해 천만 원 상당의 해삼 종패 지원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KBS 취재결과 이후 열린 2차 주민설명회에서는 앞서 지원하기로 했던 약속 대신, 사업자가 마을회에 5억 원, 해녀회에 2억 원 등 모두 7억 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최종 협의가 이뤄졌습니다.

[오영민/넥스트아일랜드(주) 대표 : "더 이상 요구는 안 하기로 해서 공사 시작할 당시에 3억 원 지급했고, 그다음 12월 말까지 3억 원 지급하기로 했고, 나머지 금액은 내년 6월. (전에 했던 공증의 약속은 없어지는 건가요?) 그거 대신 돈으로 달라 했으니까."]

당시 천진리장은 천진리 180여 세대 가운데 마을회비를 내는 84가구를 대상으로만 주민설명회에 참여할 것을 알렸다고 밝혔습니다.

[전 천진리장/음성변조 : "(마을 회비를 내지 않으면) 참여권이 당연히 없으니까 연락이 가지 않죠. 그거는 그분들이 정보를 알고 있으면 참석해도 무방한 겁니다."]

마을 주민의 의견 수렴 절차가 적절했는지, 참여 주민의 목소리는 충실히 반영됐는지 마을 내에서도 의문을 제기하는 대목입니다.

[천진리 주민/음성변조 : "이 사람들은(사업자 측은) 자기네 공사하기 위해서는 몇몇 책임 맡은 (마을)사람한테 잘 보여야 하니 그러니까 몇 명끼리 짜고 치는 고스톱인 거죠."]

2015년 우도 전 주민이 나서 반대했던 훈데르트바서 파크 앤 리조트 사업.

하지만, 마을회 일부 주민들이 중심이 돼 사업자로부터 수억 원의 마을발전기금을 받고, 공사 일감을 따내는 사이, 대규모 리조트 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장K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촬영감독:류동현

강인희 기자 (in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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