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셔스 검게 물들인 저 선박.. "두 동강 나면 기름 2300t 추가 유출"

이벌찬 기자 2020. 8. 12.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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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균열 심해 반으로 쪼개질 수도.. 산호초·희귀생물 등 피해 드러나

인도양 섬나라 모리셔스 해안에서 일본 대형 화물선이 좌초돼 수천t의 연료용 기름이 청정 바다로 흘러들어 가고 있다. 프라빈드 주그노트 모리셔스 총리는 "(배에 남은 기름이 전부 유출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고려 중"이라고 했다.

인도양 섬나라 모리셔스 남동쪽 해안에 10일 일본 화물선 MV 와카시오호가 좌초돼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제주도보다 약간 큰 모리셔스(2040㎢)는 깨끗한 바닷물과 아름다운 경관으로 '신들의 놀이터'라 불린다. 국내에서도 신혼여행지로 인기가 높다.

모리셔스의 비극은 지난달 25일 시작됐다. 일본 3대 해운회사인 쇼센미쓰이(商船三井)의 화물선 'MV 와카시오'가 중국에서 브라질로 가는 도중 모리셔스 남동쪽 산호초 바다에 좌초됐다. 좌초 직후엔 기름 유출이 없었지만, 6일부터 선미의 손상된 연료탱크에서 기름이 흘러나왔다. 현재까지 유출된 기름의 양만 1000t에 달하고, 아직도 2300t 이상의 기름이 시한폭탄처럼 선체에 남아 있다.

사태는 심각해지고 있다. 주그노트 총리는 10일(현지 시각) "배의 균열이 심각해 선체가 두 동강 날 위험이 있다"고 했다. 배가 반으로 쪼개지면 남아 있는 기름은 모두 바다로 새어 나가게 된다.

유출된 기름은 이미 산호초와 희귀생물이 가득한 모리셔스에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입혔다. 모리셔스 야생동물재단은 "죽은 물고기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게와 물새가 기름으로 뒤덮여 있다"고 했다. 멸종위기종이 모여 사는 블루베이 해양 보호 구역이 사고 선박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 추가 기름 유출 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수천 종의 생물이 사라질 위험에 처한 것은 확실하다"고 했다.

다급해진 모리셔스는 각국에 지원을 요청했다. 한때 식민 모국이었던 프랑스는 해군 함정과 군용기, 기술 자문단을 급파했다. 일본은 6명의 국제긴급원조대를 파견했다. 해안가에서는 각국의 환경단체 봉사자들과 주민 수천명이 온몸에 기름이 범벅인 채로 사태 수습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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