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초' 영화계 바뀔까? 벌새·82년생 김지영·윤희에게..'벡델초이스 10' 선정
[경향신문]
최소 여성 2명이 등장할 것, 여성 2명이 서로 대화를 할 것, 그 대화가 남성과 관련된 게 아닐 것.
영화의 성평등 정도를 분석하는 기준인 ‘벡델 테스트’ 항목이다. 미국의 여성 만화가이자 커밍아웃한 레즈비언인 앨리슨 벡델의 이름을 딴 벡델 테스트는 1985년 이후 작품 속에서 여성이 얼마나 빈번하고 주도적인 캐릭터로 등장하는지 평가하는 기준이 되어 왔다.
그간 한국 영화에서는 이 기준을 충족하는 작품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페미니즘의 물결을 타고 양성평등의 관점에서 영화를 바라보는 관객들이 많아지면서 영화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영화감독조합은 배우와 감독, 평론가로 심사위원을 구성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상반기에 개봉한 영화 중 양성평등과 영화의 다양성을 진작하는 데 기여한 작품으로 ‘벡델초이스10’을 선정해 12일 발표했다.
선정 작품은 <82년생 김지영>, <메기>, <미성년>, <벌새>, <아워 바디>, <야구소녀>, <우리집>, <윤희에게>, <찬실이는 복도 많지>, <프랑스여자>다.
양성평등을 실현하는 데 공헌한 영화인인 ‘벡델리안’에는 <벌새>의 김보라 감독, <미성년>의 이보람·김윤석 작가, <윤희에게>의 김희애 배우, <우리집> 제작사인 아토ATO의 김지혜 대표가 뽑혔다.
영화감독조합은 앞으로 한국 영화가 보다 평등한 성별 재현을 하도록 돕고 보다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도록 응원하고자 양성평등주간인 9월 1∼7일 ‘벡델데이 2020’ 행사를 마련했다.
행사 기간에는 심포지엄과 온라인 중계를 통한 라운드 테이블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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