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인 덮친 '큰 개'인데..법상 '맹견'은 아니다?

류제민 2020. 8. 12.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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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50대 여성이 입마개를 하지 않은 대형견 두 마리한테 공격을 받아서 전치 3주의 부상에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대형 견은 동물 보호법상 '맹견'에 해당하지 않다 보니까 개 주인은 상대적으로 처벌이 가볍다고 합니다.

류제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달 12일, 부산의 한 사거리.

달리는 차량들 사이로 대형견 2마리가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50대 여성에게 달려듭니다.

넘어지고 뒹굴고…

겁에 질린 여성 A씨는 넘어지고 일어나기를 반복하며 혼신을 다해 달아나려하지만,

거대한 개들의 공격은 계속됩니다.

잠시 뒤, 차선을 가로질러 나타난 경차가 대형견들을 쫓은 뒤에야 공격은 멈췄습니다.

왕복 10차로 도로를 가로지르며 도망치던 A씨는 도로에 있던 다른 운전자가 차량 문을 열어 줘 겨우 몸을 피했습니다.

팔과 무릎에 상처를 입은 A씨는 전치 3주의 치료를 받은 것은 물론, 당시의 충격으로 아직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피해자] "저쪽 차선 끝까지 가서 넘어졌는데 그때는 다리 힘이 풀려서 도망도 못 가겠고, 그때 개가 물었고… 아, 이래서 이제 죽는가 보다…"

생명을 위협한 무시무시한 2마리의 개들은 인근 공장에서 20대 남성이 키우는 '맬러뮤트 종'입니다.

반려견 주인은 먹이를 주기 위해 우리의 문을 여는 순간, 개들이 갑자기 뛰쳐나갔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당시 개에는 입마개도 채워져 있지 않았고 탈출 방지용 장치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개 주인에게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는 적용하지 못하고, 과실치상 혐의만 적용해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맬러뮤트 종'은 동물보호법상 입마개 의무 대상인 5종류의 맹견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맹견이 아니라도 사람에게 상해를 입힌 이력이 있는 개는 관리대상견으로 지정해 입마개를 의무화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탈출 방지용 장치를 설치할 의무는 없어 법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병철/변호사] 이런 (개 물림) 사고가 계속 빈번해지면 조금 더 그런 개들의 관리를 더 해야 하는 방향으로 법이 조금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

소방청에 따르면, 해마다 2천여 명 정도가 개에 물려 병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하루에 6명 꼴로 사고를 당하는 만큼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류제민입니다.

(영상취재: 이보문 (부산))

류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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