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기사 과로사, 올 상반기에만 12명
[경향신문]
과로로 사망한 택배노동자가 올해 상반기에만 7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사례까지 포함하면 최소 12명이 과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택배산업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급성장했지만 정작 택배노동자들은 ‘호황’의 그늘 위로 쓰러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12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제출받은 ‘택배업 산업재해 현황’을 보면 올해 1~6월 업무상 사망한 택배노동자 9명 중 7명이 과로에 따른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숨졌다. 2012년 택배노동자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산업재해보상보험을 적용받기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정부 공식 통계상 많은 과로사망자가 발생한 경우가 4명(2017년), 3명(2015년)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상반기에만 과거 사망자 수를 넘어섰다.
용 의원은 정부 공식 통계가 실제로 일하다 사망하거나 다친 택배노동자를 정확히 집계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1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가 밝힌 과로사 사례 5건은 모두 공단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김태완 대책위원장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공단 자료와 대책위가 파악한 내용을) 합치면 올해 상반기에만 12명의 택배노동자가 과로로 사망한 것”이라며 “알려지지 않은 죽음까지 포함하면 가늠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 5월 기준 택배업 등록종사자 1만8792명 중 1만1348명은 ‘적용 제외’로 분류돼 산재보험을 보장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대책위는 장기화된 코로나19 영향에 추석 연휴가 더해져 오는 9~11월 역대 최대 규모의 택배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급증하며 CJ대한통운, 한진 등 주요 택배업체의 영업실적은 4~9% 증가가 예상된다.
그러나 택배 물량 폭증이 택배노동자의 과로와 산재 급증으로 이어지면서 노동 여건을 개선하는 일이 시급해 보인다.
용 의원은 “택배노동자의 산재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비용을 사용자가 전액 부담케 하는 제도개혁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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