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여성‧청년 중심으로 바꾼다..시작부터 "오류와 착각" 반론도

김홍범 2020. 8. 1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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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이 ‘포스트 심상정’ 체제로의 전환을 공식화했다. 정의당 혁신위원회는 13일 최종 혁신안을 공개하면서 “혁신안이 원안으로 통과되면 9월 중 대표단을 포함한 조기 당직 선거를 하겠다”고 했다. 심상정 대표의 임기는 당초 내년 7월까지였다. 당 대표 임기를 줄이면서 당 혁신에 드라이브를 건 셈이다.

장혜영 정의당 혁신위원회 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정의당 혁신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혜영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의당 최종 혁신안을 공개했다. 혁신안에는 ▶새로운 사회에 맞춘 강령 개정 ▶부대표 확대 등 지도체제 변화 ▶청년정의당 창당 ▶청소년 예비당원 선거권 보장 ▶조기 당직 선거 실시 등이 담겼다.

이번 혁신안은 여성‧청년 중심으로 당을 바꾸겠다는 의지가 뚜렷하게 담겼다는 평가다. 조기 당직 선거로 출범하게 되는 새 지도부에는 당 대표와 원내대표, 부대표 5인, 청년정의당 대표로 구성되는 대표단 회의가 신설된다. ‘당 내부의 당’ 형태 조직인 청년정의당 대표는 만 35세 이하 청년당원들끼리 투표로 정한다. 선출직 부대표 5명 중 2명 이상은 여성으로 하는 '여성 30% 할당제'가 적용된다. 지도부 8명 중 3명이 여성과 청년으로 구성되는 셈이다.

장 의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21세기 정당으로 거듭난다는 것은 다른 세상에 이주하는 것만큼이나 어렵고 힘든 도전”이라며 “한때 소중했던 것을 내려놓아야 하고 불확실한 가능성에 과감하게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장혜영, 류호정 정의당 의원. [중앙포토]

이번 혁신위 결정은 “정의당도 노동자만을 위한 정당이 아닌 미래 사회를 위한 대중 정당이 돼야 한다”(정의당 당직자)는 내부 위기론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과거 고(故) 노회찬 의원과 심상정 대표의 ‘투 톱’ 체제를 벗어나 본격적인 ‘세대교체’를 해야 한다는 요구가 담겼다는 평가다.

실제로 21대 국회에선 정의당 의원 6명 가운데 장혜영·류호정 두 의원이 유독 눈에 띈다. 두 의원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비서 성추행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조문하지 않겠다고 해 파문을 일으켰다. 반대하는 당원들의 집단 탈당하는 등 잡음도 있었지만, 젊은 세대와 여성들 사이에선 큰 호응이 이어졌다.

장 의원은 지난 6일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이광재 민주당 의원이 ‘절름발이’ 표현을 쓴 것을 지적해 호평을 받았다. 류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장에 ‘빨간 원피스’를 입고 와 화제가 됐다. 두 의원이 발의한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비동의 강간죄 법안도 찬반 논란을 일으키며, 당의 존재감을 키웠다는 평가다.


“실패한 혁신” 외침에 한때 긴장감

다만 정의당 혁신 작업이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이날 혁신안 공개 기자간담회에서도 한 혁신위원이 “실패한 혁신안”이라고 주장하며 소동이 일었다. 성현 혁신위원은 “혁신위가 사실상 실패했다는 것에 이견을 가지는 혁신위원은 없을 것”이라며 “이삼십대 여성이라는 새로운 지지층이 열리고 있다는 오류와 착각에 빠진 것이 이번 조문 논란 탈당 사태도 불렀다”고 주장했다.

이런 돌발 발언에 장 의원은 ‘성 위원님’이라고 수차례 부르며 “모두를 위해 준비된 기자회견이라는 것 존중해달라”고 저지했다. 이에 성 혁신위원이 “기자분들이 더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고 맞서면서 순간 두 사람 사이에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당 일각에서도 혁신안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정의당 의원실 관계자는 “부대표 체제가 강화되는 것은 사실상 집단지도체제 비슷하게 하겠다는 건데 잘 될지 모르겠다”며 “당파성을 가진 계파 대표를 부대표로 챙겨주겠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정의당 혁신안은 15일 전국위원회에 보고를 거쳐 30일 당 대회에서 당원을 대상으로 최종 추인 절차를 밟는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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