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 500인분 만들어 나누고 드론 띄워 실종자 수색

김동욱 2020. 8. 13. 20: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가재도구가 물에 잠겨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는 이재민들에게 소중한 한 끼가 됐으면 합니다."

최씨가 이날 오후 5시까지 만든 자장면은 무려 500인분으로 재기에 몸부림치는 이재민들은 물론 자원봉사자들과 군·경 병력, 공무원 등에게 든든한 한 끼 식사를 제공했다.

이대수씨는 선수시절부터 친분이 각별한 한 보트업체 대표가 빌려준 보트를 몰았고 이세욱씨는 도보 수색이 어려운 강가를 중심으로 수풀이나 나뭇가지에 걸린 유류품 등을 살피며 수색을 이어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재능기부' 이색 봉사자들 눈길
前 제트스키 국가대표 출신 30대, 보트 몰아 의암댐 실종자 찾기 나서
남원선 생수 9000상자 익명 기부.. 일부 피해농가 '성금 기탁' 훈훈
13일 강원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마을 한 주택에서 가전제품 정비업체 직원들이 수해 피해를 입은 가전제품을 무상 수리하고 있다. 철원=뉴시스
“가재도구가 물에 잠겨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는 이재민들에게 소중한 한 끼가 됐으면 합니다.”

13일 오전 10시쯤 전북 남원시 금지면 금정마을에 자원봉사를 나온 최인술(55)씨는 밀가루를 반죽해 면발을 뽑아내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평소 자원봉사를 통해 어깨 너머로 자장면 요리를 배운 그는 수해 소식을 접하자 금동사회보장협의체 회원들과 함께 취사도구를 챙겨 한걸음에 달려왔다. 최씨가 이날 오후 5시까지 만든 자장면은 무려 500인분으로 재기에 몸부림치는 이재민들은 물론 자원봉사자들과 군·경 병력, 공무원 등에게 든든한 한 끼 식사를 제공했다.

집중호우로 인명과 재산피해가 속출한 전국 피해 지역 곳곳에서 재능을 가진 자원봉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저마다 가진 기술을 발휘해 실의에 빠진 이재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고 있다.

서울에 사는 이세욱(34)씨는 이날 보트를 몰고 북한강 일대를 온종일 누볐다. 지난 6일 강원 춘천 의암댐 전복사고 실종자를 찾기 위해서다. 평소 수상레저를 즐기는 그는 사고 소식을 듣고 수색을 자원했다. 이날 수색에는 2018아시안게임 제트스키 국가대표 출신의 지인 이대수(35)씨가 함께 했다. 이대수씨는 선수시절부터 친분이 각별한 한 보트업체 대표가 빌려준 보트를 몰았고 이세욱씨는 도보 수색이 어려운 강가를 중심으로 수풀이나 나뭇가지에 걸린 유류품 등을 살피며 수색을 이어갔다. 이들은 청평, 가평 등에서 수상레저 활동을 하며 물길을 잘 알고 있어도 대거 불어난 흙탕물로 물밑 상황은 알 수 없어 위험도 크다. 이들이 집중 수색을 벌인 8일에는 민간 선박 40여 척도 자발적으로 수색 활동에 참여했고, 드론 전문가들도 봉사를 자처하고 나서 공중에 드론을 띄워 수색을 도왔다.

이씨는 “예상치 못한 집중호우가 전국을 강타해 피해가 속출한 상황이 너무 안타깝고 남 일 같지 않아 자원하게 됐다”며 “하루라도 빨리 실종자를 찾아 가족의 아픔을 달래주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 충주, 단양 등지에서 드론동호회가 집중호우 실종자를 찾는 데 참여하고 있다. 충북 소방관 29명으로 구성한 동호회는 영상 장비를 탑재한 드론 6대를 하늘에 띄워 실종자를 수색하고 안전 조치사항 등을 살피고 있다. 동호회원 박국진(37·영동소방서)씨는 지난 8일 드론으로 의약품을 전달해 한 천식 환자의 목숨을 구하기도 했다.
광주 북구청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들이 13일 오전 광주천 두물머리부터 광천1교 구간에서 환경 정비 활동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신속한 피해 복구와 수재민 지원을 위한 기부도 줄을 잇고 있다. 남원에는 익명의 기부자가 생수 9000상자(3000만원 상당)를 전달했다. 전남 구례군에는 발신인의 주소나 이름이 적히지 않은 택배상자가 전날 도달했다. 상자에는 라면 한 상자와 6만원어치의 생수가 담겨 있었다. 대구에 사는 30대 청년이라고 밝힌 송달인은 “대구도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 때 많은 도움을 전남지역으로부터 받은 만큼 우리가 이제 도울 차례인 것 같다”는 메모를 남겼다.

피해 농가도 성금을 기탁해 눈길을 끈다. 산사태로 밀려든 토사에 한우 160마리를 사육 중인 축사 피해를 본 이현찬(44)씨는 “더 어려운 이웃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성금 100만원을 내놨고 전남 구례군 마산면 냉천리에서 소 100마리를 키우고 있는 김종섭(79)씨는 이번 폭우로 2000만원이 넘는 피해를 봤으나 “수재민들을 돕는 데 써달라”며 100만원을 전달했다.

남원·충주=김동욱·윤교근 기자 kdw7636@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