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정부여당의 실정 때문?..통합당의 이유있는 상승세

김일창 기자 입력 2020. 8. 14. 06:10 수정 2020. 8. 1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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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와 선 긋고 민생 속으로, 친박·친이로 대표되는 계파정치 종식
이낙연·이재명같은 확실한 대선주자 부재 아쉬움.."일희일비 않겠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8.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미래통합당이 약 4년 만에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을 넘어섰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통합당이 잘해서라기보다 정부와 민주당의 실정 탓이라고 분석한다. 그러나 통합당 자체의 노력이 없었다면 이런 결과를 만들어 내기 어려웠다는 분석 또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14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3일 발표한 2020년 8월 2주 차 주중 잠정집계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1.7%포인트(p) 내린 33.4%, 통합당은 1.9%p 오른 36.5%로 나타났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정부와 민주당의 실정을 차치하고 통합당이 그동안 보인 행보는 분명 전과 달랐다는 게 당 안팎의 공통된 시각이다. 대표적으로 Δ극우와 선 긋기 Δ민생(현장) 속으로 Δ계파 종식 등 세 가지가 꼽힌다.

극우와의 결별은 예상된 수순이었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극우 논란을 일으켰던 인사들이 대부분이 공천에서 탈락하거나 낙선하면서다.

서울시가 8·15 광복절 장외집회 금지령을 내린 것에 대해서도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당 일각에서 광복절을 앞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주장이 나온 것과 관련해서도 당 차원의 입장이 아니라고 거리를 뒀다.

극우 인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새 정강·정책에 5·18민주화운동을 명시한 것도 당이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진리는 몸소 실천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지난 10일 예상치 못한 전남 구례 현장 방문에 이어 이날에는 서울 가락시장을 찾아 농산물 수급 불균형 문제에 대한 대책을 논의한다.

특히 이번 가락시장 방문은 정치권에서 4대강 보와 홍수와의 상관관계를 두고 설전에 매몰된 때 선제적으로 먹거리 문제 대응에 나섰다는 점에서 또 한번 민주당의 허를 찔렀다는 평가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번주 전남 구례와 곡성, 전북 남원 등에서 수해복구 활동을 하며 보고 느낀 점을 토대로 정부와 여당의 재난지원금 상향폭보다 더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친박과 친이로 대표되는 계파 갈등이 사라진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한 중진 의원은 "지금 계파가 어디 있느냐, 과거만 해도 의원총회를 하면 내편 네편이라고 하면서 목소리를 높였는데 지금은 그런 상황이 전혀 아니다"라며 "그러다 보니 더 건설적인 토론이 진행되고 결정이 되면 승복하고 따르는 문화가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계파가 사라지면서 결속력은 이전보다 더 강해졌다는 전언이다. 이 의원은 "전날 전북 남원에서 진행된 수해복구 활동에 의원과 보좌진, 당직자 등 300여명이 모였다"며 "누구 한 사람이 수해복구 활동 가자니까 이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나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경향은 장외투쟁을 지양하고 국회 내 투쟁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원구성 협상에서 상임위원장 18개 모두를 여당에 내주면서도 통합당은 장외로 나가지 않았다. 그러면서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연설로 화제를 모은 윤희숙 의원이 자연스럽게 본회의에서 등장하는 성과도 거뒀다.

향후 관심은 지지율 추이가 계속 이어질지, 아니면 다시 민주당이 재역전에서 성공할지로 모인다. 통합당은 일단 계획하는 일을 꾸준히 실천하겠다는 방침인데 당내에서는 뚜렷한 대선주자가 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또다른 중진 의원은 "만약 우리 당에 민주당의 이낙연 의원이나 이재명 경기지사처럼 뚜렷한 대권주자가 있었다면 지지율 역전은 어쩌면 더 빨랐을지 모른다"고 토로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전날 비대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지율과 관련한 질문에 "묵묵히 미래를 위해 우리 당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그것에 대해 국민의 평가를 받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국민이 현명하기 때문에 무엇이 잘되고 무엇이 잘못하는 것인지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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