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수재민 "남해에서 찾아온 소들, 자고 나면 죽어나가"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20. 8. 1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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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변 마을 피해 어마어마
8일 아침 폭탄 터지듯 물 밀려와
소 1600마리 중 1000마리 죽어
피해 주민들, 복구 작업에 여념
"댐 방류로 피해 커..참지 않겠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영이(구례군 여성농민회 회장)

역대 최장 기록을 갈아치운 이번 장마. 이제 끝나는구나 하고 좋아하기에는 장마가 상처를 너무 냈습니다. 특히 남부지방이 그런데요. 지금부터 연결할 곳은 ‘비도 비였지만 상류댐이 더 문제였다’ 라고 주장하는 분들이에요. ‘하늘에서 내린 비에 잠긴 게 아니라 댐에서 흘려보낸 물에 우리는 잠긴 거다’ 라고 주장하는 분. 전남 구례군의 여성농민회 정영이 회장 먼저 만나보겠습니다. 정 회장님 안녕하세요.

◆ 정영이> 네, 안녕하세요.

(사진=군례군청 페이스북 캡쳐)
◇ 김현정> 비가 쏟아지고 마을이 물에 잠긴 지 이제 일주일 지났는데 지금 상황은 어떻습니까?

◆ 정영이> 지금도 여전히 구례는 처참한 상황이고요. 여전히 피해 복구를 위해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애쓰는, 간절하게 돌아가기를 바라는 봉사자분들의 활동들이 지금은 가장 두드러지게 보이고 있습니다.

◇ 김현정> 봉사자분들은 많이 오셨어요?

◆ 정영이> 네. 정말 구례군의 피해자 분에게 너무나 큰 힘이 되어 주시는 분들이 연일 많이 오시고 계십니다.

◇ 김현정> 그래요. 대책위 차원에서 피해 현장 곳곳을 다 둘러보셨다고 제가 들었어요.

◆ 정영이> 네.

◇ 김현정> 제일 기억에 남는 곳이 있다면?

◆ 정영이> 무엇보다 제일 기억에 남는 곳은 우선 5일 시장이죠. 구례가 관광지다 보니까 전국에서 정말 많은 분들이 구례 5일 시장에 오셔서 구례 볼거리도 보시고 이렇게 하시는데 5일 시장이 가장 참담하게 전체가 잠겨버린 그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다음에 구례가 섬진강을 끼고 돌아가는 지점에서 구례읍이 위치해 있습니다. 그래서 구례읍의 전체 지역 그리고 양정마을이라고 축산 농가들이 집중해서 농사를 지으시는, 축산을 하시는 분들이 집중해 있는 지역인데 그쪽이 피해가 어마어마합니다.

◇ 김현정> 가 보니까 어떤 상황이에요? 저도 소들, 지붕 위에 올라가 있는 모습이며 또 그러다 떨어지는 모습이며 몇 km을 떠내려가서 발견이 된 소도 봤고 또 구조가 된 소가 쌍둥이 소를 낳는 것도 보고 참 이번에 마음 아프게 봤는데 실제로는 어땠어요?

◆ 정영이> 저도 밤에 늦게 복구 작업 도와드리고 이렇게 현장을 다 돌아다니다가 저녁에 늦게나 집에 들어와서 뉴스를 봐요. 뉴스를 보면 저렇게 뉴스에 다 담기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는 것 같거든요.

◇ 김현정> 그렇겠죠.

◆ 정영이> 뉴스 화면으로 보는 거, 그다음에 앵커들의 멘트로 보는 거, 현장의 인터뷰 내용, 이런 것들로는 다 담아낼 수 없는 그런 처참한 상황들이 있어요. 그런 것들을 현장에서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물에 잠겼던 8일. 지난 8일, 회장님은 어디 계셨어요?

11일 장기간 이어진 기록적인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전남 구례군 구례5일장 상인들이 침수 피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이한형기자
◆ 정영이> 저는 7일 저녁이죠. 7일에 집중적으로 폭우가, 구례에 계속 재난문자가 오고 있었어요. 이렇게 집중폭우가 예상되니.

◇ 김현정> 재난문자는 계속 오고 있었습니까?

◆ 정영이> 네, 재난문자는 계속 오고 구례군에서도 지금 몇 미리가 오고 있다, 섬진강댐을 방류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런 문자들을 계속 보고 당장 저희 집도 그 폭우로 인해서 물이 넘쳐서 긴급히 모래주머니에 담아서 물길을 돌려서 집으로 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이러면서 밤에 뜬 눈으로 7일 밤을 새었어요. 그리고 이제 8일 아침이 되면서 저희는 지역이 이번에 침수된 섬진강변 읍하고는 조금 떨어져 있어서 저희 집은 침수가 안 됐지만 이거 큰일나겠다. 이런 상황이어서 아침에 나가봤죠. 읍내 섬진강변 쪽으로 나가봤죠. 그런데 물이 차는 상황들이 눈으로 보이는 거죠.

◇ 김현정> 아니, 영화 해운대 같았다, 이런 얘기가 들리던데 그게 쓰나미같이 한 번에 확 밀려왔다는 거예요?

◆ 정영이> 확 밀려왔다기보다도 물이 일단 딱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쭉쭉 들어오는 거예요. 들어오면서 점차적으로 집을 삼키면서 이제 가옥이 있고 상가가 있고 이런 데는 뭐 폭탄 터지듯이 펑펑 터지는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 김현정> 폭탄이 터지는 소리요?

◆ 정영이> 네. 수압이 세기 때문에 이게 가옥으로, 상가로 들어오면서 수압 때문에 유리창이 터지는 소리.

◇ 김현정> 유리창 터지는 소리.

◆ 정영이> 이러면서 저는 그렇게 짐작하죠. 그게 펑 소리 나는 것들이. 이런 것들이 그렇게 들어오면서 집을 다 삼키고 이런 것들을 보기도 했고요.

◇ 김현정> 그냥 하늘에서 비가 내려온 거로 잠긴 거라면 그게 쭉 밀려내려오지 않을 거고 수압 때문에 퍽퍽 터지듯이 그런 일은 거의 없을 텐데. 이게 지금 댐에서 물이 방류가 되면서 쑥 몰아치니까 양상이 달랐다는 말씀.

◆ 정영이>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러다 보니까 주민들은 지금 더 화가 나신다, 이게 그냥 천재뿐 아니라 분명 인재인 것 같아서 더 화가 난다?

◆ 정영이> 인재라고 얘기를 하는 거죠.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수자원공사 측에서 얘기하기로는 지침대로 한 거다, 이렇게 얘기를 하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영이> 그런데 여기에서 좀 말씀드리고 싶은 게 수자원공사는 그렇게 얘기를 합니다마는 지금 정작 피해를 당한 주민들은, 피해를 당한 피해 당사자들은 지금 저희 시민대책위를, 국민대책위로 꾸렸지만 여기에 함께 결합하지도 못 하고 계세요. 지금 당면해 있는 복구를 해야 되기 때문에 아직 축사도 치워야 되고 소들을 찾아야 되고 죽어가는 소들을 어떻게든 처리를 해야 되고 이런 상황이어서. 망연자실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이런 복구에 집중하고 있어서 피해자들은 정작 같이 하고 계시지 못하세요.

그런데 이제 한 분, 두 분이 한 5일 지나고 오늘이 6일째잖아요. 그래서 이제 그나마 전화라도 돼요. 전화도 못 받으셨어요. 그런데 이분들이 어제 오늘 전화통화를 해 보고 가보면 이 분노들이, 분노들이 가슴에 쌓여서 우선 처리부터 하고 보자고. 이거 치워놓고 참지 않겠다 이러시는 분들이, 피해 당사자들은 지금 그러고 계시는 거예요.

◇ 김현정> 이거 다 치워놓고 보자?

◆ 정영이> 네, 치워놓고 우리는 함께 하겠다.

◇ 김현정> 너무 화가 나는데 지금은 이게 지금 소 키우던 거 다 죽고. 그러니까 1600마리 중에 1000마리가 죽었다면서요. 그 동네에?

◆ 정영이> 맞습니다. 하루에 한 농가에서 그래도 어떻게 멀리 가 있었던 소를 사실은 남해까지 내려갔답니다. 구례에서. 남해에서 찾아온 소도 있답니다.

◇ 김현정> 찾아왔어요? 죽은 게 아니라?

◆ 정영이> 네, 찾아온 소도 있고. 그런데 이렇게 찾아오는 소가 사실은 살기 힘들거든요. 그러니까 매일 5마리, 4마리. 자고 일어나면 죽어나가는 거예요, 지금도. 지금도 죽어나가는 거죠. 그래서. 이런 것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여전히 너무나 아픈 복구 현장에 피해 당사자들은 계신 거예요.

◇ 김현정> 지금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세상에 남해까지 떠내려간 소를 구해왔는데 소들이 너무 고생해서 하룻밤 자고 나면 죽어나가고 또 죽어나가고.

◆ 정영이> 그런 상황입니다.

◇ 김현정> 이 상황에서 이분들이 띠 두르도록 항의할 상황도 아니다 그 말씀.

◆ 정영이> 그럴 수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이 시기에 복구가 가장 중요하죠. 복구에 집중하시는 분들은 집중을 하시고 시민대책위에서도 이게 가장 우선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일단 상황 듣고요. 지금 말씀하신 그 부분. 피해당하신 분들 잘 위로해 주시고 빠른 복구할 수 있도록 자원봉사 여러분, 가능하신 분들은 가주십시오. 남부지방으로 가서 도와주십시오.

◆ 정영이> 고맙습니다.

◇ 김현정> 회장님, 고맙습니다.

◆ 정영이> 네.

◇ 김현정> 여성농민회 회장이세요. 구례군의 정영이 회장 먼저 만나봤고요. 그 논란이 되고 있는 댐은 용담댐과 섬진강댐인데 수자원공사의 얘기를 저희가 직접 좀 꼭 듣고 싶어서 어제 여러 차례 해명을 해 주십사 요청을 했습니다마는 단 5분의 시간도 내기가 어렵다는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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