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파업' 뿔난 강원도민들 "가뜩이나 병원 적은데"

김정호 기자,박하림 기자,최석환 기자 2020. 8. 1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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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집단 휴진이 벌어진 14일 강원지역 동네의원 5곳 중 1곳 꼴로 문을 닫았다.

이날 휴진신고서를 제출한 도내 의원급 의료기관은 전체 766곳 가운데 19.3%인 148곳으로 전국 평균(24.7%)보다 낮았다.

이날 몇몇 동네의원이 문을 닫은 탓에 환자가 더 몰린 종합병원에서는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지역 내 응급의료기관이 단 한 곳도 없는 양양, 고성 등의 주민들 사이에서는 집단 휴진이 추가로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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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의원 5곳 중 1곳 문 닫아 불편
종합병원엔 대기 줄 "2시간 기다려"
14일 강원 강릉의 한 의원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앞에 휴진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최석환 기자

(춘천‧원주‧강릉=뉴스1) 김정호 기자,박하림 기자,최석환 기자 = 의료계 집단 휴진이 벌어진 14일 강원지역 동네의원 5곳 중 1곳 꼴로 문을 닫았다.

이날 휴진신고서를 제출한 도내 의원급 의료기관은 전체 766곳 가운데 19.3%인 148곳으로 전국 평균(24.7%)보다 낮았다.

하지만 도내는 평소에도 ‘의료사각’으로 불릴 정도로 의료서비스가 취약한 지역이어서 낮은 휴진율에도 시민들이 체감하는 불편은 컸다.

이날 오전 강릉 시내의 모 내과.

거동이 불편해 보이는 한 어르신이 내과 문 앞까지 걸어온 뒤 한숨을 내쉬었다.

문 앞에 휴진 안내문이 붙어 있어서였다.

또 다른 어르신은 “뭐야 문 닫았어”라며 불만을 터트렸다.

현모(32)씨는 “며칠 전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찾았는데 문이 닫혀 있어 당황스럽다”며 발길을 돌렸다.

14일 강원 원주의 한 의원 문 앞에 휴진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박하림 기자

원주 중앙시장 인근 한 의원 앞에서도 헛걸음한 시민들이 적지 않게 목격됐다.

김선영(72) 할머니는 “나이를 먹으면 집에서 병원까지 오는 것도 쉽지 않다”면서 “힘들게 걸음해서 겨우 병원에 왔는데 문이 잠겨 있으니 화도 나고 몸이 더 아파지는 것 같다”고 푸념했다.

대학생 박해명(27)씨도 “우리나라 의료진들이 의료산업을 하나의 시장경제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다”며 “공공의료에 대한 자연스러운 국가의 개입에 대해 의료진들의 이런 식의 파업은 자신들의 카르텔을 깨뜨리기 싫어 진행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몇몇 동네의원이 문을 닫은 탓에 환자가 더 몰린 종합병원에서는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원주 세브란스기독병원을 찾은 허순녀씨(70·여)는 “평소 1시간 30분 정도 진료 대기시간을 갖는데 지금은 2시간이 넘게 기다리고 있다”며 “환자들은 많고 안 그래도 부족한 의료진이 파업까지 하니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전했다.

지역 내 응급의료기관이 단 한 곳도 없는 양양, 고성 등의 주민들 사이에서는 집단 휴진이 추가로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양양에 사는 황모씨(29·여)는 “가뜩이나 양양에는 병원이 별로 없는데 의료계 파업으로 병원가기 더 힘들어졌다”며 “파업 기간 갑자기 몸이 아프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집단휴진 총파업에 나선 대한의사협회 회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열린 '4대 악(惡) 의료 정책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총파업 궐기대회'에서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방 첩약 급여화, 비대면 진료 육성 등에 반대하며 손 피켓을 들고 있다. 2020.8.14/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k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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