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암호 수초섬, 왜 떠돌이가 됐나?

조휴연 2020. 8. 14.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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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춘천]
[앵커]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 사고의 발단은 인공수초섬 유실이었습니다.

KBS의 취재 결과, 문제의 수초섬은 애초부터 제대로 고정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급류에 유실될 가능성이 높았던 겁니다.

조휴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거대한 인공수초섬 하나가 의암호에 떠 있습니다.

원래는 하나가 더 있었는데, 이번 집중호우 때 떠내려가면서, 선박 침몰 사고의 발단이 됐습니다.

유실된 수초섬은 당초 2킬로미터 상류에 있었습니다.

그러다, 확장 공사를 위해 올해 4월 이곳으로 옮겨왔습니다.

그리고, 사고 당일 집중호우로 댐들이 방류를 하면서, 물살에 떠밀려 1.5km 하류로 떠내려갔습니다.

이를 발견한 춘천시와 경찰 등이 수초섬을 붙잡아 매려다 이번 사고로 이어졌습니다.

애당초 이 수초섬은 제대로 고정돼 있지 않았습니다.

올해 9월로 예정돼 있던 춘천 국제레저대회장과 수초섬 최종 설치 장소가 겹치자, 최종 설치 장소 주변에 임시로 놔뒀던 겁니다.

[조창완/춘천시 시민소통담당관 : "최종 설치하려고 했던 지역하고 춘천레저대회 수상 지역하고 비슷한 지점이 있었기 때문에. 10월 이후에 다 끝나거든요. 그때 이제 같이 공사를 완공하려는 계획이었습니다."]

이러다보니, 나중에 옮길 때를 대비해 수초섬을 움직이기 쉽게 해놨습니다.

원래 사업 계획을 보면, 선박용 닻 8톤짜리를 매달아 고정시키기로 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고 당시, 고정장치라곤 2톤짜리 콘크리트 덩어리와 지름 20밀리미터 굵기의 밧줄 6개가 전부였습니다.

댐 방류나 폭우 때 발생하는 거센 물살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조원철/연세대학교 명예교수 : "2톤, 내지 6톤 가지고는 절대 부족하죠. (로프를) 묶어줄 때는 얼마든지 더 큰 시설을 해야죠. 설계 자체가 너무 안일하게."]

여전히 임시 고정 상태인 다른 수초섬도 걱정입니다.

남아 있는 수초섬을 고정하기 위해 묶어둔 밧줄입니다. 떠내려간 수초섬에 묶여있던 밧줄과 똑같은 굵깁니다.

무게 추도 떠내려간 수초섬에 매단 것과 똑같습니다.

앞으로 태풍이나 집중호우가 또 올 경우, 견뎌낼 수 있을지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KBS 뉴스 조휴연입니다.

조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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