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원내대표 취임 100일 "패배주의에 낙담하지 않으며..집요하고 날카로운 수권정당 만드는 게 소명"
[경향신문]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60)는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14일 “논리적으로 집요하고 비판적으로 날카로운 수권야당을 만드는 게 남은 임기의 정치적 소명”이라고 밝혔다. ‘장외 투쟁’만 일삼았던 자유한국당 시절과 달리 주 원내대표의 지난 ‘100일’은 장외가 아닌 ‘원내’, 투쟁보다는 ‘협상’으로 요약할 수 있다. 4·15 총선에서 참패한 통합당을 안정 궤도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던 동력이기도 하다. 이는 정책·중도 정당 비전을 제시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리더십과 만나면서 최근 통합당의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낸 요인으로 평가된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무기력과 패배주의에 낙담하지 않고 책임 있는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서 뼈를 깎는 노력을 계속 기울여 나가겠다”며 ‘수권정당’을 강조했다. 내년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대선 전초전’이라고 표현하면서 주 원내대표는 “통합당이 승리하는 기반을 닦고 기틀을 만들어 가겠다”고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최근 지지율 상승을 언급하면서 “오직 국민만 바라보며 한발 한발 걸어가는 저희들에게 이제 비로소 국민께서 다시 마음을 주고 계시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도 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면서 계속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지율 상승을 이끈 지도부이지만 지난 100일간 176석의 여당에 계속 밀린 점은 당 안팎에서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그 스스로도 가장 아쉬운 점으로 “원구성 과정에서 (18 대 0으로) 힘에 밀린 상황”을 들었다. 협상론자인 주 원내대표는 여당 이외에도 당내 강경파와도 싸워야 했다. 결과적으로 강경파 중심의 의견이 반영되면서 원구성 협상은 상임위원장 ‘18 대 0’이라는 ‘빈손 협상’으로 마무리되기도 했다. 원내대표 취임 한 달여 만에 리더십 논란에 휩싸였고, 사의를 밝히며 사찰 잠행에 나서기도 했었다.
반면 ‘투쟁력 부족’은 역설적으로 원내투쟁으로 이어졌고 이는 통합당 안정화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여당이 부동산 관련 법안들을 단독 처리하는 과정에서 통합당은 실제로 장외 투쟁 카드를 꺼내기 직전까지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주 원내대표가 원내투쟁 기조를 포기하지 않으면서 지지율 역전의 순간까지 찾아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합당은 이날 4차 재해 추경을 요구하며 대안 정당으로서의 모습을 강조하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찾아 농산물 피해 상황을 점검한 뒤 “빠른 시일 내에 4차 추경을 하든가 해서 복구에 최선을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수해로 인해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자 민생을 챙기는 야당 모습을 보이기 위한 행보였다. 당 핵심 관계자는 “어제 위원장 지시로 갑자기 잡힌 일정”이라며 “수해 현장 방문에 이어 재해 시리즈 2탄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이날 8월 임시국회 소집 요구를 선제적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내주부터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해 결산국회를 충실히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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