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상청 탓한 수자원공사, 방류량 줄이려고 '모의실험'까지

백상현 2020. 8. 14.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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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금강 상류의 용담댐은 한때 확 줄였던 방류량을 집중호우 때 갑자기 늘려서 피해를 키웠단 비난을 받고 있죠.

KBS 취재 결과 수자원공사는 수위 변화를 예측하는 모의실험까지 했던걸로 확인됐습니다.

방류량을 줄이면 위험하단 걸 알 수 있었단 얘깁니다.

백상현 기잡니다.

[리포트]

지난 7월 30일 용담댐은 홍수기 제한수위에 도달했습니다.

댐 수위를 낮춰야 했습니다.

그러나 웬일인지 이틀 뒤 방류량을 초당 300톤에서 45톤으로 줄였습니다.

수자원공사는 하류 펜션업소와 래프팅 업체 등에서 방류량을 줄여달라는 민원이 들어왔고 장마가 곧 끝난다는 기상청 예보에 따라 관리 지침 대로 수위를 조절했다는 입장입니다.

[이한구/한국수자원공사 수자원본부장 : "줄인 이유는 (농민들의) 그런 민원하고 그 다음에 7월에, 7월 말에 장마가 종료된다는 그런 예보를 가졌기 때문에..."]

기상 예보를 앞세우고 뒤로 빠진 수자원공사.

KBS 취재 결과, 용담댐은 주민 민원 해소를 위해 방류량을 줄이는 모의실험을 했습니다.

유입량과 강우량, 방류량에 따라 수위 변화를 예측하는 '코스핌 모형' 실험입니다.

모의실험을 통해 8월 1일과 2일 방류량을 300톤에서 45톤으로 줄일 경우 강 수위가 어떻게 될지 예측했습니다.

결과는 저수율이 91.1%로 높아져 제한수위 저수율을 5.8%p 가량 넘는 것으로 측정됐습니다.

방류량을 줄이면 댐 수위가 높아져 위험하다는 사실을 수자원공사도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험 결과 대로 실제로 7월 31일부터 이틀 넘게 방류량을 초당 300톤에서 45톤으로 줄였고, 저수율은 91.9%로 상승해 제한수위 저수율을 6%p 정도 초과했습니다.

공사 측은 방류량을 초당 165톤으로 다시 늘리면, 8월 6일부터는 수위가 안정권으로 돌아올 걸로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그 예상을 빗나갔습니다.

기록적인 집중호우에 저수율은 8월 7일 기준 97.7%까지 치솟았고, 결국 방류량을 갑자기 늘렸습니다.

[방재 전문가/음성변조 : "좀 더 보수적으로 접근을 해야 됐는데 치수 중심의 댐 운영 쪽에서 환경이나 가뭄 쪽에 포커스를 맞춰서 운영을 한 거예요."]

전문가들은 수해 원인 논란과 별도로 수자원공사의 댐 관리 시스템이 현재 기상상황에 맞는지 종합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백상현 기자 (b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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