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오동·청산리 100주년 '무색'..가로막힌 항일 승전 유적지

오세균 2020. 8. 14.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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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는 항일 독립운동 사상 최대 승전으로 꼽히는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대첩 100주년입니다.

그런데 100년이 지난 지금 격전의 현장은 접근조차 어렵다고 합니다.

이유가 뭔지 오세균 특파원이 찾아가봤습니다.

[리포트]

1920년 6월, 일본 정규군을 상대로 첫 대승을 거둔 봉오동 전투.

봉오골로 들어가는 초입부터 바리케이드로 막은 대문이 나타납니다.

[봉오동 저수지 관계자 : "예전에 한국인들이 와보고 그랬어요. 지금은상부에서 통지 내려와서 일률적으로 못 들어가요. 그런데 저희가 마음대로 들여보낼 수 있겠어요?"]

수자원 보호를 이유로 저수지 안에 있는 기념비 방문조차 불허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봉오동은 댐 건설로 대부분 수장됐고, 전투 현장은 접근이 불가능한 상탭니다.

저수지 아래에 모여 사는 조선족 마을 주민조차 기념비 방문이 어렵다고 말합니다.

[수남촌 주민 : "(올해가 봉오동 전투 백년이잖아요.) 그때(6월) 우리 한번 겨우 비준 받아서 그냥 한번 갔다왔어요. 저도 갔다왔어요."]

독립군의 가장 큰 승전보를 전해준 청산리 대첩 가운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어랑촌.

보시는 것 처럼 어랑촌 항일 유적 근거지라고 쓰여진 기념 비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하지만 청산리 대첩과 관련된 내용은 비석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비석 뒷면엔 중국 공산당의 항일 투쟁만 기록돼 있습니다.

[상봉남 어랑촌 주민 : "여기는 없어요. 청산리 전투 (기념비) 좌우간 청산촌에 아마 있을 겁니다."]

인근 청산촌에 세워진 청산리 대첩비는 볼 수 있을까?

현재 특수 경찰이 길목을 막아 아예 접근조차 불가능한 상탭니다.

[中 특수 경찰 : "지금은 다 봉쇄됐어요. 다 상부에서 요구한 것이라 저희도 잘 모르겠어요. 저기 꼭대기에 카메라도 있고 원격으로도 감시할 수 있어요."]

청산리 대첩을 승리로 이끈 김좌진 장군의 북로군정서 서일 총재 묘는 관리가 제대로 안 돼 진입로에 수풀만 가득합니다.

옌볜에서 KBS 뉴스 오세균입니다.

영상편집:김형균

오세균 기자 (sk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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