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유행 조짐..잘못된 정부 메시지에 국민은 방심

음상준 기자,이형진 기자 입력 2020. 8. 15. 11:44 수정 2020. 8. 1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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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0시기준 신규 확진자 166명 쏟아져..지역발생 수도권만 145명
방역보다 경제에 방점 비판도..전문가들 "수도권 거리두기 당연"
성북구 직원들이 14일 서울 성북구 장위동 사랑제일교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발병으로 통제선을 설치하자 남앙 있는 교인들이 지켜보고 있다./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이형진 기자 =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발생 확진자가 145명(15일 0시 기준)이나 쏟아졌다. 수도권 일일 확진자 규모로는 최대 규모다. 방역과 경제 활동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방역에서 큰 구멍이 난 것이다. 수도권에서 대유행 조짐이 짙어짐에 따라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플랜B를 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개신교 교회 등 종교시설에 대한 방역강화 조치를 서둘러 완화한 것은 패착이란 분석이다. 방역당국이 연일 위기를 강조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숙박 할인쿠폰을 대대적으로 배포하는 등 국민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냈다는 비판도 나왔다. 불편한 진실보다 이제 코로나19를 안심해도 좋다 쪽으로 국민에게 엉뚱한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15일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수도권 코로나19 상황이 '위기'라는 평가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그러면서 그는 방역당국이 얼마나 과감하게 방역 활동을 펼치느냐에 따라 향후 수도권은 물론 전국적인 코로나19 확산세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우주 교수는 "7말8초 여름휴가 기간에 자연스럽게 교류가 많아지고 마크스 착용 등 방역수칙을 지키는 것에 피로감을 느끼는 국민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수도권 유행을 꺾지 못하면 제2의 대구 사태가 벌어지지 말란 법도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정부 정책 방향이 방역보다 경제 활동에 무게가 실리면 확진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은 전문가들조차 말하기를 꺼리는 불편한 진실"이라며 "인구 약 2500만명이 몰려있는 수도권은 대규모 유행이 번지면 대구와 경북과는 차원이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 당장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는 것은 기본이고 전국 단위로 어떻게 대처할지도 고민해야 한다"며 "정부나 국민 모두 지금은 낙관론에 기대기보다 지난 2~3월 위기감과 적극적인 거리두기 실천으로 코로나19를 억제했던 시절로 돌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미 수도권에 코로나19가 광범위하게 퍼졌고, 이번 여름휴가 기간을 통해 표면화한 것뿐"이라며 "그동안 경제가 위축된다는 논리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 방역에서 경제 활동으로 정책 방향이 옮겨간 것은 사실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중앙방역대책본부는 하루가 멀다 하고 거리두기, 마스크를 써달라고 국민에게 읍소했지만, 다른 쪽에서는 여행과 소비를 장려하는 정책이 나오지 않았느냐"며 "국민 입장에서는 당연히 불편한 목소리보다는 듣기 좋은 쪽으로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가 어려워진 것은 코로나19 때문이며, 그 근본 원인에 대한 명확한 수술 없이는 올가을 대유행은 막을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현재 코로나19는 수도권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15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66명 증가한 1만5039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발생 중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은 무려 145명의 확진자가 쏟아져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 이후 208일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개신교 교회를 중심으로 발생한 코로나19는 최근 커피전문점과 학교, 다중이용시설 등 지역사회 곳곳으로 스며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방역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지역사회 감염이 증가하는 상황이다. 수도권 집단감염이 조만간 대규모 유행으로 번지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극적인 변화의 시작점)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방역당국과 광역 지방자치단체는 수도권 방역강화 조치에 대한 논의를 이날 시작할 예정이다. 중대본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며 "15일 정세균 본부장 주재로 중앙부처와 17개 광역자치단체와 함께 수도권 방역강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1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66명으로 누적 확진자는 1만5039명이 됐다. 신규 확진자 166명의 신고 지역은 서울 74명, 경기 72명, 인천 6명, 부산 3명, 강원 3명, 충남 2명, 대전, 전북, 광주, 경남 각 1명 순이고 검역 과정 2명이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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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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