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서 남해 바다 무인도까지 떠내려간 소 '무사 귀환'
[앵커]
지난 폭우 때 전남 구례에서 경남 남해의 무인도까지 수십 km를 떠내려간 소가 있었습니다. 새끼를 밴 어미 소였는데요. 다행히 극적으로 구조됐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멀리 떠내려가고도 살아 돌아온 소들이 또 있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정진명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남해의 무인도 난초섬.
잔뜩 긴장한 암소 한 마리가 사람이 다가가자 달아납니다.
실랑이 끝에 목에 줄을 걸어 바지선으로 옮깁니다.
구조 작업 한 시간 만에 암소는 육지로 올라옵니다.
섬진강 지류하천의 제방이 무너진 곳에서 300여 m 떨어진 축사입니다.
이곳 축사의 암소 한 마리가 경남 남해의 무인도까지 떠내려갔다가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몸무게 450kg에 새끼를 밴 지 4개월째였습니다.
전남 구례군 양정마을에서 암소가 발견된 경남 남해의 무인도까지는 직선거리로 45km.
섬진강 물길로는 60km가 넘습니다.
[조선재/전남 구례군 양정마을 : 한 7~8m 물 깊이에서 애들이 살아남았어요. 애들은 출산하는 날까지는 계속 키우고 싶어요.]
이번 집중 호우 때 경남 합천의 소가 80여km 떨어진 밀양에서 발견되는가 하면 전북 남원의 젖소는 40여km 떨어진 전남 광양에서 구조돼 주인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전문가들은 소가 물에 떠 있기 좋은 체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훈/삼육대 동물생명자원학과 교수 : 부력에 의해서 물에 뜨게 되고요. 또 머리는 물 밖으로 나올 수 있어서 호흡에 문제가 없거든요.]
그런데도 떠내려간 대부분의 소가 죽은 건 빠른 물살에 숨을 못 쉬었거나, 오랜 시간 물에 잠겨 체온이 떨어졌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만큼 소들이 구조된 건 기적 같은 일이라고 말합니다.
(화면제공 : 경남 남해군청)
(영상디자인 : 배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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