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1천억개 버려지는 일회용 마스크, 환경 부담 줄이려면

유지연 입력 2020. 8. 1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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必환경 라이프 ㉛ 마스크 잘 버리기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으면서 시민들의 마스크 사용이 일상이 됐다. 간혹 면 마스크나 재사용 마스크에 필터를 달아 활용하는 이들도 있지만 일회용 마스크가 대부분이다. 덩달아 마스크 사용량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달 8일 영국 BBC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뒤로 매달 전 세계에서 버려지는 마스크가 1290억 개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일회용 마스크 사용량. 그만큼 버려지는 마스크도 많다. 사진 Tatiana Rodriguez on Unsplash


마스크의 주요 소재는 폴리프로필렌(PP) 즉, 플라스틱이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에 따르면 마스크는 석유화학 재료인 폴리프로필렌을 활용해 부직포 공법으로 만들어진다. 모두 세 겹으로 가운데 멜트블로운 부직포가 필터 역할을 한다. 폴리프로필렌을 녹인 뒤 작은 노즐을 통과시켜 아주 가는 실처럼 뽑아내 만든다. 필터를 지지하는 양옆 외피는 스펀본드 부직포다. 주로 폴리프로필렌이나 폴리에스터를 방사한 후 열을 가해 접착해서 만든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복진선 산업연구소재 본부장은 “귀에 거는 밴드 쪽은 탄성이 있는 스판덱스에 폴리에스터를 감아 만들고, 코 부분을 지지하는 부분에는 가는 철사가 들어가기도 한다”며 “가벼운 마스크 한 장이지만 각각 특성이 다른 여러 소재가 결합해 있는 형태”라고 했다.

마스크는 다양한 플라스틱 소재로 이루어져 있다. 재활용 하기 어렵고 일반 쓰레기로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한다. 사진 Afif Kusuma on Unsplash


환경부의 재활용품 분리배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마스크는 종량제 봉투에 폐기해야 한다. 일반쓰레기로 묶여 소각되거나 매립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폴리프로필렌을 소각하는 데 크게 문제 되는 건 없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오염물질 배출 통제 기술이 발전하면서 민간이 아닌 지자체가 운영하는 소각시설의 경우 다이옥신은 거의 무배출에 가깝게 관리되고 있다”고 했다. 다만 버려지는 마스크의 양 자체가 많기 때문에 환경 부담이 될 수 있고 종량제 봉투가 아닌 길거리나 산, 바다 등에 함부로 버려지는 마스크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6월 환경운동연합이 길거리에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거‧분류 조사한 결과, 기존에는 발견되지 않았던 일회용 마스크 쓰레기가 다수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5월 31일, 전국 13개 지역 215명 시민이 거주 지역에서 약 2시간 동안 쓰레기를 줍고, 직접 쓰레기를 분류해 성상 조사표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조사에서 총 1만2055점 쓰레기가 수거됐고, 그중 301점이 일회용 마스크였다. 환경보호단체 ‘오션스 아시아’는 지난 2월 홍콩에 있는 ‘소코섬’ 해변에서 발견한 일회용 마스크 100여개의 사진을 공개하면서 마스크로 인한 해양오염을 경고했다.

길거리나 산, 바다 등에 아무렇게나 버려지는 마스크도 많다. 사진은 환경보호단체 '오션스 아시아'가 홍콩 소코섬 해안가에서 발견한 마스크들. 사진 오션스 아시아 홈페이지


지난 10일에는 말레이시아의 한 환경단체가 자국 정부에 마스크 분리수거 정책을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종이·플라스틱·유리를 분리수거하는 것처럼 폐마스크도 따로 분리수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 환경단체는 사람들이 쓰고 난 마스크를 길거리에 마구 버려 환경에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플라스틱 소재인 마스크를 따로 모아 용해해 고무용기 등으로 재활용하자는 의견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하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만들지 못하는 데다 비용이 많이 들어 실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또 마스크를 모으고 따로 운반하는 과정에서 자칫 방역 관리에 허점이 생길 수 있어 전문가들은 마스크 재활용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해외에선 친환경 마스크 개발도 활발하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29일 필리핀의 바나나 나무 섬유인 ‘아바카(Abaca)’가 친환경 마스크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바카는 방수 기능이 뛰어난 섬유로 주로 지폐에 사용됐다. 보건용 마스크보다 방수 기능은 더 뛰어나고 미국 질병 통제 예방센터의 기준에 맞는 초미세 구멍을 지녀 유해 입자를 필터링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폴리에스터만큼 내구성이 있으면서 폐기 시 2개월 이내 분해돼 환경에 부담이 적다. 블룸버그는 해당 보도에서 “환경 보호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환경친화적 마스크에 프리미엄을 지불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마스크를 잘 버리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이라고 말한다. 따로 모아 재활용하는 것은 관리 체계 면에서 현실성이 없고, 아직은 환경보다 위생 및 방역 관리가 우선 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마스크는 혼용 섬유기 때문에 재활용하기 어렵다”며 “지금은 종량제 봉투에 안전하게 버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애경산업 마스크 브랜드 '랩신'은 지난 4월 마스크를 버리는 올바른 방법을 소개했다. 우선 마스크를 착용한 뒤 벗을 때는 귀에 거는 끈을 잡고 당겨 벗는다. 마스크 표면이 손에 닿지 않게 주의해서 두 번 접고 끈을 이용해 돌려 묶는다. 잘 묶은 마스크는 종량제 봉투에 깊숙이 넣는다. 마스크를 버린 후에는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을 깨끗이 씻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마스크 올바르게 버리는 법. 자료 애경산업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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