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떨어지니 토착왜구 프레임" 김원웅 광복절 축사 파장(종합)

최선을 2020. 8. 16.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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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기념사하는 김원웅 광복회장 - 김원웅 광복회장이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0.8.15 연합뉴스

광복회장 “이승만, 친일파와 결탁” 기념사 논란
통합당 “깜냥도 안 되는 광복회장의 망나니짓”
민주당 “통합당, 친일파의 대변자냐” 날 세워
진중권 “국가주의·민족주의 편향 다 경계해야”

김원웅 광복회장의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를 두고 여야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광복회장 자격이 없다”며 맹비난했고,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친일파의 대변자냐”라며 날을 세웠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역사와 보훈의 문제를 처리하는 데서 국가주의와 민족주의 편향을 모두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승만이 국부라고 광복절에 건국절 데모를 하는 국가주의 변태들과, 5·18 광주에서도 불렀던 애국가까지 청산하자고 주장하는 민족주의 변태들의 싸움. 둘 다 청산 대상”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원웅씨는 전두환이 만든 민정당 출신이죠. 광주학살의 원흉들에게 부역한 전력이 있는 분이 어떻게 ‘광복회장’을 할 수가 있나요”라고 썼다. 이어 “김원웅씨의 도발적 발언은 다분히 정치적”이라며 “지지율이 떨어지니 다시 ‘토착왜구’ 프레이밍을 깔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데, 역사와 보훈의 문제에 정략적으로 접근하는 그 경박함이야말로 역사 바로 세우기를 위해 제일 먼저 척결해야 할 구태”라고 했다.

김 회장은 광복절인 전날 이승만 전 대통령이 친일파와 결탁하면서 우리 사회가 친일 청산을 완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에서 “이승만은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폭력적으로 해체하고 친일파와 결탁했다. 대한민국은 민족 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되었고, 청산하지 못한 역사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대표적 예로 친일 행적이 드러난 음악인 안익태가 작곡한 노래가 여전히 애국가로 쓰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립현충원에 친일 군인을 비롯한 반민족 인사 69명이 안장돼 있다면서 이들의 묘 이장을 골자로 하는 국립묘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이처럼 김 회장이 이 전 대통령을 ‘친일파’로 공개 규정하자 통합당은 반발했다.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참을 수 없는 모욕을 느낀다”면서 “민주당에 차고 넘치는 친일파 후손에 대해선 면죄부를 주고, 위안부 할머니들을 앞세워 자신의 배를 채운 민주당 윤미향 의원 같은 사람도 정의의 이름으로 심판하지 못하는 주제에 어디에 대고 친일청산 운운하냐”고 따졌다.

이어 “깜냥도 안 되는 광복회장의 망나니짓에 광복절 기념식이 퇴색돼버려 안타깝고 아쉽다”면서 “정작 일본에는 한마디도 제대로 못 하면서, 거꾸로 국민을 상대로 칼을 겨누고 진영논리를 부추기는 사람은 광복회장의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허은아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회 분열의 원흉이 된 김원웅 회장의 기념사는 도저히 대한민국 광복회장의 입에서 나올 수 없는, 아니 나와서는 안 될 메시지였다. 반일 친북, 반미 친문의 김원웅 회장은 파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회장의 경축사와 관련해 “미래 발전적인 메시지를 내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도 날을 세웠다. 박재호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김 회장 기념사를 비판한 통합당 소속 원희룡 제주지사의 광복절 기념사를 언급하며 “부끄럽고 가슴 아픈 역사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태어나 보니 어쩔 수 없이 식민지 백성으로 평범하게 살아간 국민은 아무런 죄가 없다. 다만 스스로 선택해서 동족을 학살하고, 구속하고 억압한 사람은 친일파임이 당연하다. 독립운동을 하고도 인정받지 못하고 오히려 가난과 핍박받았던 분들이 살아있고, 그 식장에 앉아 계시는 앞에서 해서는 안 될 말”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친일의 기준일은 1945년 8월 14일이다. 그 이후 나라를 위해 무슨 공헌을 했건 그 사람은 친일파”라며 “지금껏 원 지사의 말과 맥을 같이 하는 논리들 때문에 이 땅의 친일파가 제대로 청산되지 못했고, 오히려 훈장 받고 떵떵거리며 살아왔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기홍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독립유공자의 후손인 김 회장이 광복절 기념행사에서 친일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한 것이 잘못인가”라며 “통합당은 친일파들의 대변자냐. 당연한 말에 대한 통합당 반응이 오히려 놀랍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황희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다른 날도 아닌 광복절이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희생한 분들의 유족이 대한민국 땅에서 친일 청산하자는 말도 제대로 못 하는 시절이라는 것이 서글프다”고 밝혔다. 이어 “통합당 분에게 한 말도 아닌데 친일청산 하자고 하면 왜 이렇게 불편함을 저렇게 당당하게 드러내는지 모르겠다”면서 “‘공산당 때려잡자’의 반의반이라도 친일 청산에 의지를 가졌으면 한다. 친일청산 주장까지도 어렵다면 오늘 하루는 그냥 입 다물고 조용히 있는 것이 광복절날 예의”라고 비판했다.

광복절 경축식 입장하는 문 대통령과 광복회장 - 문재인 대통령과 김원웅 광복회장(오른쪽)이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입장하고 있다. 2020.8.15 연합뉴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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