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영향?..급증하던 대청호 상류 녹조 갑자기 사라져

김방현 2020. 8. 1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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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상류 충북 보은수역 녹조 사라져
지난 12일 조사서, 남조류 세포수 제로(0)

대청호 상류 충북 보은 회남수역을 뒤덮었던 녹조가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 이 수역은 금강유역환경청이 지난 6일을 기해 조류 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던 곳이다. 충청권 500만명의 식수원인 대청호에서는 해마다 여름철이 되면 녹조가 크게 확산하곤 했다.

충청권 식수원인 대청호에 녹조가 확산하고 있다. 중앙포토


"용담댐 방류 등으로 흙탕물 유입이 원인"
16일 국립환경과학원 물환경연구소에 따르면 회남수역의 남조류 세포 수는 지난달 27일 3134cells/㎖, 이달 4일 8934cells/㎖로 조사됐다. 금강유역환경청은 지난 6일 오후 6시를 기해 이곳에 조류 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남조류 수가 2주 연속 1000cells/㎖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2일 채취한 물에서는 녹조가 검출되지 않았다. 공식적인 측정 결과는 '0'이다.

이 수역에서 녹조가 갑작스럽게 사라진 것은 흙탕물이 대량 유입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청호 상류의 용담댐은 지난 7일까지 초당 300t을 방류했으나 8일 오전 4시부터 1000t, 오후 1시부터 2900t으로 늘렸다. 용담댐 방류 등의 영향으로 회남수역에는 막대한 양의 흙탕물이 유입됐다.

녹조는 수온이 높고 물이 맑을 때 광합성을 하면서 번식한다. 하지만 용담댐에서 방류한 찬물이 유입되면서 회남수역 수온이 지난 4일 22.6도에서 12일 21.4도로 낮아졌다. 또 광합성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물이 탁해졌다.

대청호 하류인 청주 문의수역은 녹조 확산
반면 청주권 시민에 공급하는 수돗물 취수원인 대청호 문의수역에서는 녹조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지난 4일 2392cells/㎖였던 남조류 세포는 12일 5068cells/㎖로 껑충 뛰었다. 지난달 27일 580cells/㎖와 비교하면 8.7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문의수역은 대청호 하류여서 흙탕물이 도달하지 못한 데다 수온이 지난 12일 기준 24.1도에 달했다.

충북 옥천군 대청호 회남수역 물이 최근 내린 집중호우로 흙탕물이 됐다. 프리랜서 김성태


하지만 장마가 끝나고 16일부터 폭염이 시작되면서 대청호 전역에서 녹조가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청호 유역에는 지난달 10일부터 15일까지 755㎜의 많은 비가 내려 부영양화 물질이 다량 유입된 데다 수온도 높아지는 추세다.

금강유역환경청은 지난 14일 대청호 녹조 확산 방지와 상수원 안전 관리를 위해 '대청호 조류대책위원회'를 열었다. 대청호 조류대책위원회는 대청호 유역에 대한 조류 발생을 예방하고, 조류 경보 발령 시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조 체계를 유지, 신속 대응하기 위해 1998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민·관 회의체이다.

최근 용담댐 방류로 하류지역인 금산군 농경지가 물에 잠겼다. 중앙포토


이날 위원회에서 금강유역환경청은 회남수역 조류경보 발령을 계기로 기관별 녹조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신속한 공조체계 유지를 당부했다. 조류경보는 2회 연속 측정된 유해남조류 세포 수에 따라 '관심'(1000cells/㎖ 이상)과 '경계'(1만cells/㎖이상), '대발생'(100만cells/㎖ 이상) 등 3단계로 발령한다. 또 집중 호우로 대청호에 다량 유입된 부유물은 인력과 장비를 집중적으로 투입해 8월 21일까지 수거하기로 했다.

금강유역환경청은 "흙탕물이 유입돼 회남수역 녹조가 사라졌지만, 장맛비에 오염물질이 유입된 만큼 물흐름이 정체된 곳을 중심으로 녹조가 다시 생길 것"이라며 "안전한 상수원 확보와 먹는 물 불안감 해소를 위해 녹조 발생에 따른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들과 긴밀히 협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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