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교육 편가르기 정부" 주말 광화문 수만 명 집회

신성식 2020. 8. 17.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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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불법 경고에도 인파 몰려
주최 측 추산 전국서 5만명 참석
"임대인·임차인 모두 피해자 됐다"
경찰, 집회금지명령 위반 수사
광복절인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일부 보수단체가 대규모 집회를 강행했다. 이날 집회에는 대전·광주·구미 등 전국에서 5만 명 인파가 몰렸다. [뉴시스]

광복절인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는 보수단체가 주최하는 집회가 대규모로 열렸고, 보신각 앞에서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집회식 기자회견이 각기 진행됐다. 광화문에는 태극기가, 종각역 앞에는 한반도기가 나부꼈다.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등 보수단체들이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낮 12시부터 시작한 집회에는 인파가 몰려 코리아나호텔 앞까지 인도와 2개 차로를 가득 메웠다. 당초 이곳은 보수성향 단체 ‘일파만파’가 ‘문재인 퇴진 8·15 범국민대회’를 100명의 인원이 모여 갖는다고 경찰에 집회 신고했다. 당국은 불법집회라고 경고했으나 서울행정법원이 집회금지명령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인용해 허가됐다. 경찰은 펜스를 설치해 100여 명만을 수용하려고 유도했지만 펜스 밖에 수천 명의 시위대가 몰렸다. 특히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신자들도 코로나19로 집회가 불허되자 이곳으로 합류했다.

대전, 광주, 충북 충주, 경북 구미·포항 등 전국에서 올라온 관광버스도 눈에 띄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문재인을 파면한다’ ‘나라가 니꺼냐?’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우산을 쓴 채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부모와 함께 집회에 참여했다는 취업준비생 김모(25)씨는 “문재인 정부 들어 ‘편가르기’가 심각해진 것 같다”며 “여당과 야당, 남성과 여성 등의 분열이 커진 것에 대한 불만으로 온 가족이 집회에 나왔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5만 명이 참석했다”고 추산했다.

간간이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열린 행사에선 다양한 연사가 발언했다. 한 시민은 “지금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피해자가 됐다”며 “사적 자치의 원칙인 계약 자유를 빼앗는 소급입법으로 국민들의 자유와 권리가 짓밟히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을 고등학생이라고 소개한 강모군도 연단에 올라 “청와대에 계신 분께 한 가지 묻고 싶다. 현재 대한민국 교육을 공정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돈 없고 ‘빽’ 없는 사람들만 공교육을 받으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에서 한 번도 백선엽 장군님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 이제야 알게 된 것이 다행이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우리가 모르는 게 잘못인가, 선생님들이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것이 잘못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들 중 일부가 청와대로 향하려다 경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해산 명령에 불응하거나 경찰관을 폭행한 사람 등 30여 명을 체포한 경찰은 전담수사팀을 편성해 관할 주거지별로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수도권 지역의 코로나19 급속 확산에 따른 서울시의 집회금지 명령 등을 무시한 단체들에 대해 집회시위법 위반, 일반교통방해·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전 목사가 연단에 오른 일파만파 주최 집회의 경우 애초 100명으로 신고한 참가인원이 수천 명에 달해 ‘불법집회’라고 보고 있다. 민주노총 노동자 약 2000명이 강행한 ‘8·15 전국노동자대회’도 수사 대상에 올랐다. 서울시의 집합금지 명령을 어겼기 때문이다.

◆검찰, 전광훈 보석취소 청구=검찰은 이날 “전 목사의 보석을 취소해 달라”고 법원에 청구했다. 검찰은 “위법 집회 또는 시위 참가 등 보석 조건 위반이 이유”라고 밝혔다. 전 목사는 집회에서 특정 정당 지지를 호소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로 지난 3월 구속기소됐다가 한 달 뒤 보석 석방됐다. 경찰은 전 목사 등 4명에 대해 소환 통보했고, 보건복지부 등은 감염병관리법 위반 혐의로 전 목사를 고발했다.

신성식·정진호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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