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역대급 장마가 만든 역대급 '쓰레기 섬'

이선화 기자 2020. 8. 17. 21:3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강과 호수, 바닷가 근처에 쓰레기들이 잔뜩 쌓여있습니다. 역대 가장 길었던 장마에, 역대 가장 많은 양의 쓰레기들이 떠밀려온 겁니다. 꼬박 한 달째 치우고 있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밀착카메라 이선화 기자가 직접 다녀왔습니다.

[기자]

거대한 부유물들이 수면을 뒤덮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 댐이라 일명 '내륙의 바다'로 불리는 강원도 인제군의 소양호 상류입니다.

50일 넘게 이어진 장마에 산과 주택가에서 떠내려온 쓰레기들이 한데 모인 겁니다.

양구대교 아랫부분은 물과 부유물의 면적 비중이 비슷한 수준입니다.

파악된 양만 2만 6천t이 넘습니다.

25t 화물차로 1만 400대 분량입니다.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이명종/현장 작업자 : 총 2만톤 이상 부유물을 건져낸 양이 있습니다.]

보트를 타고 강으로 나와봤습니다.

가까이서 보면 쓰레기들이 모여있는데, 아래쪽에는 보면 그물이 설치가 돼 있습니다.

쓰레기가 더이상 떠내려가지 못하도록 막아놓은 겁니다.

[임영빈/현장 작업소장 : 바람이 불면 도망가기 때문에 포집망을 제작해서 모아서 해 놓고. 큰 망으로 200m 정도 되는 망으로 3망 정도는 하루에 작업량이 됩니다.]

부표 안쪽으로 수중 카메라를 넣어 물속 상황을 확인해봤습니다.

한치 앞을 보기가 힘들 정도로 물은 뿌옇고, 나뭇가지들은 서로 엉켜있습니다.

그물 안 부유물을 육지로 모아오면, 굴착기로 퍼내는 작업이 이어집니다.

아직까지 물이 완전히 빠지지 않아서, 시멘트 바닥까지 물이 차있는 상태입니다.

육지랑 강의 경계가 모호한데요.

여기 보면 산에서 내려온 나뭇가지들부터 스티르폼이나 알루미늄 캔까지 생활 쓰레기들도 모여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옆에서 계속 굴착기가 퍼내는 작업을 하고는 있지만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명종/현장 작업자 : 3주째 하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아침 7시부터, 8시부터 매일 하고 있습니다.]

유속이 느린 곳은 상황이 더 심합니다.

부유물이 아예 강 전체를 뒤덮었습니다.

수거 작업의 골든타임은 20일, 더 길어지면 부유물이 물속으로 가라앉습니다.

수질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굴착기 세 대와 25t 덤프트럭 8대가 동원됐지만, 양은 줄지 않고 있습니다.

부유물을 옮겨다 놓은 곳엔 작은 산 세 개가 생겨났습니다.

이곳은 임시로 만든 하역장입니다.

전부 성인 키를 훌쩍 넘을 만큼 높은 높이로 쌓여있는데요.

아직 실어나르지 못한 부유물들이 많은데 빈 공간은 사라지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강과 호수, 바닷가 인근의 상황은 비슷합니다.

충남 예당호는 쓰레기장을 방불케합니다.

[박현수/관광객 : 아휴 세상에. 저게, 다리 밑에. 너무 했다. 저거 언제 다 긁어내냐?]

[주민 : 올해 처음 이렇게 많이 오고 쓰레기장도 처음이에요. 아마 저 지금 수문이 제가 듣기로는 12개예요. 수문이 그런데 11개까지 연 건 처음 봤어요.]

충남 서천의 해변가도 금강을 따라 내려온 부유물이 3km를 넘게 늘어섰습니다.

2주 동안 떠내려온 양만 800만t이 넘습니다.

지난해에 비해 세 배가량 늘었습니다.

하루에 80t을 넘게 수거하고 있지만, 감당이 어렵습니다.

[전무진/충남 서천군 연안항만팀장 : 83톤 정도? 마대로 250개 정도 수거를 했으니까요. 한 83톤 수거한 거 같아요.]

처리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수거 작업을 해야 하는 지자체에서는, 쓰레기가 각 지역에서 떠내려온 상황인 만큼 부담을 분담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전무진/충남 서천군 연안항만팀장 : 다 도맡아서 한다라는 것이 상당히 경제적으로도 많은 부담, 그리고 불합리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런 강 하구, 상류 지역에서 내려오는 쓰레기만큼은 좀 더 상류 지자체라든가 중앙정부에 건의를 해서 국고 보조율을 좀 높여가지고…]

또다시 비가 내립니다.

얼마나 많은 쓰레기들이 더 떠내려올지, 작업자들은 막막한 심정입니다.

부유물과의 전쟁은 오늘(17일)도 이어집니다.

(VJ : 최진 / 인턴기자 : 이혜주)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