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서 밥 먹던 환자 사망..응급처치 늦은 의사 5천만원 배상

손현규 2020. 8. 18.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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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24일 A(사망 당시 58세· 여)씨는 인천 한 병원에서 등골뼈의 일부인 척추관 수술을 받았다.

병실에서 A씨를 발견한 지 30여분 만에 기관 내 삽관을 했으나 중환자실로 옮겨진 그는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

그러나 B씨와 병원 측은 "기관 내 삽관을 하는데 평균적으로 걸리는 시간은 16분"이라며 "A씨의 입안에 이물질이 가득한 상태였고, 시간이 더 걸렸다는 사실만으로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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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50대 여성의 아들, 의사 상대 손해배상 소송 이겨
수술 도구 [연합뉴스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2017년 8월 24일 A(사망 당시 58세· 여)씨는 인천 한 병원에서 등골뼈의 일부인 척추관 수술을 받았다. 수술 다음 날 그는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같은 달 26일 오전 A씨는 의료진이 회진 후 돌아가고서 5분 뒤 갑자기 의식을 잃었다.

당시 의사 B씨는 식판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곧바로 병실로 되돌아갔으나 A씨는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였다. 산소 포화도조차 측정되지 않았다.

A씨의 입안은 음식물로 가득 차 있었고 얼굴에서는 피부와 점막이 푸른색을 변하는 청색증도 보였다.

B씨는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기도를 확보하기 위해 '기관 내 삽관'을 시도했다.

그러나 A씨의 입안에 밥알과 음식물이 꽉 차 있어 기도가 쉽게 확보되지 않았고, 마스크와 연결된 고무 주머니를 손으로 짜서 산소를 공급하는 '앰부배깅'도 시도해봤으나 별소용이 없었다.

병실에서 A씨를 발견한 지 30여분 만에 기관 내 삽관을 했으나 중환자실로 옮겨진 그는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

음식물에 의한 질식과 저산소증이라고 진단한 병원 의료진은 A씨의 보호자에게 "환자를 더 큰 병원으로 옮기라"고 조언했다.

당일 오후 인천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된 A씨는 17일 뒤 무산소성 뇌 손상과 질식 등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결국 숨졌다.

A씨의 아들은 "의사 B씨가 기도 폐색에 의한 심정지 상태였던 어머니를 발견하고 32분이 지나서야 기관 내 삽관에 성공했다"며 "이는 임상적인 기준으로 볼 때 처치가 현저하게 지연된 경우"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기관 내 삽관이 계속 실패하면 '윤상갑상막 절개술' 등 외과적 기도 확보술을 시도했어야 한다"며 "B씨의 과실로 어머니가 사망했기 때문에 위자료 등 총 1억6천여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B씨와 병원 측은 "기관 내 삽관을 하는데 평균적으로 걸리는 시간은 16분"이라며 "A씨의 입안에 이물질이 가득한 상태였고, 시간이 더 걸렸다는 사실만으로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또 "외과적 기도 확보술은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며 "결국 기관 내 삽관을 했고 A씨는 이후 10일 넘게 생존했다"고 맞섰다.

인천지법 민사3단독 장재익 판사는 A씨의 아들이 의사 B씨와 인천 모 의료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18일 밝혔다.

장 판사는 위자료와 장례비 등 5천여만원을 A씨의 아들에게 지급하라고 B씨와 해당 의료법인에 명령했다.

그는 "심정지 상태에서 기관 내 삽관까지 걸리는 평균 시간은 4분에서 12분가량"이라며 "A씨의 입안에 음식물이 차 있던 상태였던 점을 고려해도 32분이나 걸린 것은 상당히 지체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제했다.

이어 "피고 B씨는 적정한 시간 내에 기관 내 삽관을 해서 기도를 확보하거나 기관 내 삽관이 어려울 경우 외과적 기도 확보술을 포함한 이차적인 방법도 고려했어야 할 주의의무가 있었다"며 "적정한 시간 내에 기관 내 삽관을 하지 못했는데도 계속 시도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장 판사는 "그런 과실과 저산소증에 의한 뇌 기능 손상 등으로 숨진 A씨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도 인정된다"면서도 당시 A씨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C씨 등의 손해배상 책임을 40%로 제한했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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