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추가 협박..에픽게임즈 "개발자 계정 해지 통보받았다"

'앱 수수료' 전쟁, 게임 삭제→소송→보복으로 갈등 심화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앱 수수료 갑질 비판을 받고 있는 애플이 자신들을 향해 칼날을 세운 인기게임 ‘포트나이트’의 제작사인 에픽게임즈를 상대로 개발자 계정 해지라는 강수로 추가 보복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18일(현지시간) 에픽게임즈는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애플이 오는 8월28일까지 우리의 모든 개발자 계정을 종료하고, iOS와 맥 개발 툴에서도 에픽게임즈를 차단할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에픽게임즈는 이와 관련한 서류를 공개하면서, 이 보복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 계획도 공개했다.

이는 에픽게임즈가 더 이상 앱스토어용 앱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며, 새로운 게임을 출시하거나 현재 앱에 대한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에픽게임즈는 사실적인 그래픽과 물리학을 통합하는 데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인 ‘언리얼 엔진’을 제공한다. 에픽게임즈는 애플이 개발자 계정을 삭제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관련 없는 분야에서 에픽게임즈의 전체 사업을 공격하고 있다”며 언리얼 엔진에 대한 ‘실존적 위협’을 나타낸다고 토로했다.

애플이 포트나이트를 퇴출할 때까지만 해도 언리얼 엔진이 건재한 이상 에픽게임즈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던 업계의 관측이 주를 이뤘지만, 이번 추가 보복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 사 간의 이러한 갈등은 에픽게임즈가 30%의 앱 수수료를 떼어온 애플의 앱스토어 정책에 반발하며 앱 내에서 결제가 가능한 이른바 ‘인앱(in-app)’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직접 포트나이트 아이템을 구매할 경우 이용자들에게 20% 할인혜택을 제공하면서 촉발됐다.

이에 애플은 지난 13일 에픽게임즈가 앱스토어의 결제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며 포트나이트 게임을 앱스토어에서 퇴출한다고 발표했다. 에픽게임즈 역시 애플과 구글을 연달아 고소하며 앱 수수료 논란이 법적공방으로까지 이어졌다.

외신들은 이른바 ‘앱 통행세’를 둘러싼 논란이 한층 거세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CNBC는 “이미 이판사판의 싸움에 들어선 상태에서 상당한 단계적 확대”라고 보도했다.

주요 앱 마켓들의 수수료 정책은 미국 하원에서도 ‘날강도짓’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규제기관의 조사 대상에 올라 있다. 스포티파이, 매치그룹, 페이스북 등도 모두 최근 공개적으로 애플의 앱스토어 정책을 비판하며 에픽게임즈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미 하원 법사위 반독점 청문회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아마존·애플·페이스북·구글 등 미국 4대 IT 대기업 CEO가 증인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애플은 지난주 성명을 통해 “에픽게임즈와 협력해 위반 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로 되돌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재웅 (ripbird@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