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시아경제

"재택근무 안 되나요" 전국 곳곳 집단감염..직장인 불안감 확산

김가연 입력 2020. 08. 18. 11:30

기사 도구 모음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246명..누적 1만5761명
직장인들 "대규모 감염 막아야", "직장 내 감염 우려도"
전문가 "국민 안전이 확보가 먼저..선제적 조치, 경제 타격도 최소화"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출근을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최근 수도권 교회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재택근무 및 유연 근무제 시행을 촉구하는 직장인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15일 사무실 밀집 지역인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가 진행됨에 따라 직장 내 감염,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는 국민 안전 확보를 위해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닷새째 200명 안팎을 넘나들고 있다. 18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2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24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4일부터 2주간 신규 확진자 1천126명 중 733명(65.1%)이 국내 집단발병으로 인해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이른바 '깜깜이' 환자도 131명(11.6%)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17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 감염의 위험은 '고위험시설'에만 국한되지 않고 우리가 일상에서 매일 접하는 식당, 카페, 주점, 시장 등 어디서든, 누구라도 코로나 감염에 노출될 위험이 매우 커진 상황"이라며 "지금 바로 상황을 통제하지 않으면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의료 시스템의 붕괴와 막대한 경제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렇다 보니 직장인들은 출퇴근길 및 직장 내 감염 위험성을 우려하며 재택근무로 전환해야 하는 게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출퇴근 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점심시간 식당 이용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당분간 재택근무 시행을 통해 사회활동 자체를 제한하고 개인 간 접촉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 및 여당 규탄 관련 집회에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광화문 인근에서 근무한다는 직장인 조 모(28) 씨는 "워낙 유동인구도 많은 곳인데, 지난 주말에 여기서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니까 더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조 씨는 "길거리나 역사 내부는 소독했다고 해도, 그 사람들이 당일에는 인근 식당이나 카페 등을 방문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았겠냐"며 "솔직히 잠복기가 지나 봐야 알 수 있는 거겠지만 현재로서는 너무 불안하다. 업무시간 내내 마스크를 끼고 있다고 해도 구내식당에서 식사할 때나 흡연 구역 등에서는 감염위험이 여전하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또 정부 차원의 권고를 통해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권고가 없는 상황에서 근로자들이 기업에 재택근무 시행을 요구하기가 어려운 데다, 국민들에게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거듭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2월 고용노동부의 유연근무제 적극 활용 권고에 따라 국내 일부 기업들은 속속 재택근무·유연근무제 등을 채택하고 나선 바 있다. 지난달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 530명을 대상으로 '재택근무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를 시작했다"고 답한 직장인은 전체의 81.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재택근무에 만족한다는 응답자는 77%로 확인됐다. 이들은 그 이유로 '출퇴근 시간 절감'(28.1%), '감염 우려 최소화'(17.4%) 등을 꼽았다.

국내 일부 기업은 정부가 지난 16일 사회적 거리 두기를 2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재택근무를 결정했다. 카카오는 지난 14일부터 무기한 원격근무에 돌입했다. SK브로드밴드와 KT는 18일부터 23일까지 재택근무 시행할 방침이며, 네이버 또한 기존 순환근무제에서 전면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다른 나라의 경우 재택근무 체재를 유지하는 추세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맨해튼 도심 근로자 가운데 재택근무 중단 후 사무실로 출근하는 비율은 전체의 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뉴욕 사무실을 오는 10월 이후에 개방할 예정이며 구글과 페이스북은 내년 7월까지 원격근무를 유지할 방침이다.

지난 15일 사랑제일교회 관할 성북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사진=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방역 수준 강화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을 막고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재택근무·유연근무제를 도입하는 것이 감염 확산을 방지하고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질병관리본부는 현재 상황을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직장인들의 경우도 상황에 따라서 지난 3월처럼 상황이 반복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경제활동보다는 국민의 안전이 중요하다. 국민 안전이 확보돼야 (코로나19 사태를) 빨리 끝내고 반등할 수 있는 힘을 받는다. 그렇지 않으면 경제활동을 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규모 재유행 초기 단계로 접어든 만큼 빠르게 방역 조치를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내다봤다.

엄 교수는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인구밀도도 높고 이동량도 많은 지역이 서울, 경기, 수도권이고, 연휴 동안 집회 등으로 인해 상당히 광범위한 유행이 크게 일어날 가능성을 다 갖췄다고 보고 있다"며 "지금 나오는 확진자는 1~2주 전 감염된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사이에 지역사회 전파가 일어났을 거라고 본다. 현재 확진자 수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엄 교수는 "프로스포츠 관중 경기나 콘서트, 모임, 예배 등 전체적인 사회활동이 늘어나면서 접촉이 늘어났다. 조용한 전파가 진행되던 코로나19가 확 도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며 "거리 두기 단계를 올리면 효과를 보는데 3~4주가 걸린다. 3단계로 갔을 때 오는 그런 사회적인 손실이나 경제적인 손실이 굉장히 부담되는 게 현실이지만 이런 결정은 빠르면 빠를수록, 과감하면 과감할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