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강성 친문·태극기 부대' 못 끊는 이유

변휘 기자 2020. 8. 19.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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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인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대규모 집회를 열고 행진하고 있다. 2020.8.15/사진제공=뉴스1

미래통합당이 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8·15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의 '선 긋기'에 나섰다. 18일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직접 "전 목사가 야당과 무슨 상관이냐"고 일갈했다. '아스팔트 우파'와의 연결고리를 끊어 여당에 공격의 빌미를 주지 않으려는 의도다.

다만 주호영 원내대표는 "집회의 메시지는 달리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역 측면 문제점은 지적하면서도 집회 취지는 긍정 평가한 셈이다. 당장은 부담스러워도, 어려울 때 당의 콘크리트 지지층이 돼 준 세력을 배려했다.

탄핵 사태 후 처음으로 여당 지지율을 앞선 통합당이지만 '태극기 부대'로 대변되는 강성 보수세력과의 관계설정은 고민거리다. 중도층 공략을 위해선 필요하지만 "콘크리트 지지층을 버릴 수 없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더불어민주당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른바 '문빠'는 민주당의 반감을 부르는 골칫거리지만, 당 대표·최고위원 도전자들은 너나없이 이들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광화문집회, 방역은 문제지만…"'메시지'는 달리 봐야"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에서 함세웅 신부의 청으로 추도사를 하고 있다. 2020.8.18/사진제공=뉴스1
주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8·15 광화문 집회에 대해 "방역적인 측면에서 보면 잘못된 것"이라면서도 "(코로나19) 감염 위험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서 정권에 반대하고 비판했다는 그 메시지는 달리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아픈 것(정권 비판 메시지)을 덮어놓고 방역적인 측면만 이야기하는 것은 전체를 균형 있게 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준영 통합당 대변인 역시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같은 맥락으로 답변했다. 그는 "정부 방역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데 예외가 있으면 안 된다"면서도 "광화문에 있었던 수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는 정부·여당이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 최다선 정진석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특정 세력·집단에 대한 공격은 확산 저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적어 '전 목사와 강성 보수를 두둔한다'는 논란에 휩싸였고, 홍문표·김진태·차명진·민경욱 등 전·현직 의원은 직접 집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호남 지역 방문에 이어 탄핵사태 사과까지 검토하며 '과거와의 단절'에 공을 들여 온 김 비대위원장과 달리 여전히 통합당 내부엔 전통 보수 지지층을 의식하는 모습이 드러난 대목이다.
'민심'과 '당심'의 온도차…'강경보수' 여전히 주류
김진태·오세훈·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후보들. 2019.2.27/사진제공=뉴스1
'민심'과 '당심'의 온도 차가 크다는 것도 당내 인사들이 태극기 세력을 멀리하기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가장 최근 전당대회인 작년 2월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전당대회만 보더라도 강성친박 성향의 황교안 후보가 무려 50.0%의 지지율로 당 대표에 선출됐고, 또 다른 강성보수 성향인 김진태 후보가 18.9%를 득표했다. 미래 당권주자를 노리는 중진이라면 태극기 세력을 덮어놓고 배척하긴 어려운 셈이다.

아울러 최근 지지율 반등으로 정치권에선 김 비대위원장의 '임기 연장' 가능성도 흘러 나오지만, 낙관할 수 없다. 주 원내대표는 관련 질문에 "당 지도체제가 비상체제로 장기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김 비대위원장은 과거 민주당 대표까지 지냈지만 '친문 패권주의'를 비판하며 당을 떠났고, 새누리당(통합당 전신) 국민행복추진위원장 시절에도 친박 주류로부터 '좌클릭, 포퓰리즘' 비판을 받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결별했다. 여야 모두에서 전통 지지층과의 갈등을 겪다 떠난 경험이 있는 셈이다.
민주당 전대도 '친문' 경쟁…진중권 "재미없지 않냐"
김종민(왼쪽부터)·이원욱·노웅래·소병훈·한병도·양향자·염태영·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호남권·충청권 온라인(온택트)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2020.8.16./사진제공=뉴스1
민주당 역시 '강성 친문'이 외연 확장의 장애물로 평가받지만, 오는 29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모든 도전자들은 저마다 친문 경쟁에 나섰다. 친문 지지층이 두터은 후보들은 물론 평소 친문 색채와 거리가 멀었던 후보도 마찬가지다.

'윤석열 때리기'가 단골 소재다. 김부겸 대표 후보는 "윤 총장은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에 누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고, 노웅래 최고위원 후보는 "무소불위 기득권만 지키려는 정치검찰을 결코 척결하겠다"고 강조했다.

'강경' 발언도 쏟아지고 있다. 이원욱 후보는 지난 16일 온라인 합동연설회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개가 주인을 무는 꼴"이라며 "권력을 탐하는 윤 총장을 끌어내리고자"고 말해 야당의 거센 비판을 사기도 했다. 친문 선명성 경쟁 과정의 해프닝이란 평가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작심 비판도 나온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SNS에 "이번 전당대회는 관심·논쟁·비전이 없다"며 "(후보들이) 주류 성향 유튜브·팟캐스트에 못 나가서 안달이고, 이름만 가려놓으면 누구 주장인지 구분할 수도 없는 초록 동색인 주장만 넘쳐난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민과 괴리되지 않는 상황 인식이나 정책 방향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역시 "민주당 전당대회 재미없지 않느냐. 어차피 대표는 이낙연, 최고위원이라야 그 놈이 그 놈"이라며 "의원들만이 아니다. 김부겸, 이재명, 김두관 등 대선주자들도 대통령 친위대가 돼 경쟁적으로 강성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그게 문팬덤과 친문세력에게 눈도장 받으려는 시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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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휘 기자 h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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