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군·경찰 등 '최전선 방어막'이 쓰러진다..'깜깜이' 전파 위험

최현만 기자 2020. 8. 1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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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강남 경찰서 일부 및 신촌 세브란스병원 안과 병동 폐쇄
광복절 집회에 확진자 최소 10명 참석..쿠팡, 이태원 때보다 심각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 안과병원이 폐쇄돼 있다./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에 전방위적으로 확산하면서 치안, 치료 등 기본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의 일부가 폐쇄되는 등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전날(18일) 서울지방경찰청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등에 따르면 서울 혜화경찰서에서 지난 15일 첫 확진자가 나오고 관련 확진자는 5명으로 늘어났다. 확진자는 여성청소년과 경위 2명과 강력계 소속 경찰관 2명, 확진된 경찰관의 어머니 등이다. 혜화경찰서 여청과 사무실과 민원실은 폐쇄되고 방역 조치됐다.

강남 경찰서에서도 유치장에 머물렀던 사람이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유치장이 폐쇄되고 유치장 관리 경찰관 15명이 모두 격리조치됐다. 아울러 광진경찰서와 관악경찰서 소속 경찰관 각각 1명이 양성 판정를 받았다.

사랑제일교회 일부 교인들이 참석했다는 광복절 집회에는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경찰관 총 6000여명(기동대 기준)이 투입된 바 있다. 현재 집회에 참석한 경찰관 중 코로나19 감염 사례는 없지만 일부 증상을 보이는 경찰관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질서유지, 안전관리 등 기초 업무를 담당하는 경찰관들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되면서 자칫 치안과 질서 유지라는 시민 안전과 밀접한 업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뿐만 아니다. 지난 16일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한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 간호사가 확진된 데 이어 간호사 1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확진자들이 근무하는 안과병원은 일시 폐쇄됐으며 방역당국은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하고 접촉자를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진행 중이다.

다행히 안과병원은 암병원, 본관 등과 떨어진 독립된 건물이지만 다른 병원에도 코로나19가 퍼졌다면 전체 건물이 폐쇄될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코로나19가 병원에 퍼져 폐쇄되면 응급 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위급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아울러 군대 내에서도 경기 가평 육군부대 병사가 서울 사랑제일교회 소속 신도인 군용품 납품 민간업자와 접촉해 감염됐다. 국방부는 전날 군 내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모두 5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이날부터 2주간 전 부대 장병에 대한 휴가를 금지하고 외출도 원칙적으로 통제한다고 밝혔다. 다만 병원 진료가 필요한 경우는 지휘관 판단하에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2차 대유행에 따른 방역강화 방안에 대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국가의 기초 기반 업무를 담당하는 의료기관, 경찰서, 군대 등이 무너지면 시민의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위협이 가해진다. 이때문에 방역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하지만 최근 깜깜이 감염자가 많아져 방역에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전날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7일 0시 기준으로 최근 2주간 감염경로가 깜깜이인 확진자 비중이 11.6%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0시 기준 6.6%에서 약 2주만에 4.6%포인트(p) 늘어난 것이다.

게다가 최근 순천향대병원 연구진은 무증상자들의 체내 바이러스양이 유증상자들과 비슷한 수준이란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즉, 무증상자에 의해 언제든지 의료기관 등에 깜깜이 전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방대본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 중에서는 지난 8일 경복궁 인근 집회,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에 최소 10명이 참석한 것이 확인됐다. 당시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운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 중에 밀접접촉자를 파악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사실상 역학조사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검사대상자를 추려내거나 최소한의 명단이라도 파악할 수 있었던 쿠팡 물류센터나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때보다 심각하다는 관측이다.

실제 전날 방대본에 따르면 낮 12시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457명에 달하고 이는 이태원 클럽발(277명)을 훌쩍 넘어선 숫자다. 사실상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구교회(5214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집단감염이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예전 대구·경북이나 이태원, 쿠팡 때하고는 다르게 방역이 좀 더 어렵다고 보고 있다"며 "6개월 동안 누적돼왔던 무증상·경증 감염자가 산발적으로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생기고 있고, 또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미분류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세균 국무총리 역시 "교회, 직장, 병원 등 일상생활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연쇄적으로 이어지고 있어,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며 "정부는 감염 확산을 신속하게 차단하기 위해 수도권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보다 강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천도 서울, 경기에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돌입하게 된다.

이날부터 이들 지역에 대해서는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이 대면으로 모이는 모든 집합, 모임, 행사는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클럽, 노래연습장, 뷔페, PC방 등 12종의 고위험시설과 실내 국공립시설의 운영도 중단된다. 수도권 소재 교회에 대해서는 비대면 예배만 허용되고, 그 외의 모임과 활동은 금지된다.

chm646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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