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원의 헬스노트] 마스크 쓰고 4분마다 얼굴 '쓱~'.."얼굴 터치 안돼"

코로나19 확산 위기..무더위에 '마스크 착용' 힘들더라도 원칙 지켜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할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느슨해진 마스크 착용 등의 생활 방역수칙을 다시 다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최근에 잇따르고 있는 커피숍 내 코로나19 감염의 경우, 밖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있다가 오히려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는 잘못된 착용습관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로 기자가 19일 점심시간에 서울 시내 3곳의 커피숍을 둘러본 결과, 자리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전체 이용객 18명 중 5명만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나머지는 손목 또는 목에 차고 있거나, 식탁에 내려놓은 상태였다.

전문가들은 사람 간 밀접 접촉이 이뤄지는 실외뿐만 아니라 식당이나 카페 등의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마스크가 답이다'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18일 오후 경기도 수원역에 설치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의 사진을 모아 만든 '마스크가 답이다' 광고판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경기도는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관련, 도내 전 지역 거주자와 방문자를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2020.8.18 xanadu@yna.co.kr

정부 차원에서도 서울과 경기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하면서 마스크 착용을 강화한 상태다.

기존에는 클럽 등 유흥주점, 단란주점, 노래연습장, 뷔페식당 등 총 12개 시설 및 업종만 '고위험시설'로 분류해 방역수칙을 의무적으로 따르도록 했지만, 이번에는 학생들이 즐겨 찾는 PC방도 고위험시설로 추가해 마스크를 쓰도록 했다.

이와 함께 고위험 시설은 아니지만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학원, 오락실, 종교시설, 워터파크, 공연장, 실내 결혼식장, 영화관, 목욕탕 및 사우나 등도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그간 정례브리핑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마스크를 쓴 사람보다 감염의 가능성이 5배가 높다"면서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3차례 예배에 나온 교회에서 모든 교인이 마스크를 착용한 덕분에 추가 감염이 발생하지 않았던 점, 확진자를 포함해 4명이 1시간 이상 차 안에 있었는데도 4명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 추가 확진자가 없었던 사례 등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마스크를 착용할 때는 올바른 착용법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우선 마스크로 입과 코를 완전히 가리고 완전히 밀착해 착용해야 한다.

또 마스크 착용 후에는 손으로 얼굴이나 마스크 안쪽을 만지는 것도 금물이다. 오염된 손을 통한 감염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의외로 마스크를 쓴 채로 얼굴을 만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의료역학협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Infection control and hospital epidemiology) 최신호에는 이런 우려가 담긴 논문이 발표돼 눈길을 끈다.

논문을 보면, 멕시코의 한 병원 연구팀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진단을 기다리던 62명이 얼굴을 얼마나 자주 만지는지를 관찰됐다. 1명당 선별진료소 평균 체류 시간은 49분이었다.

하지만, 비교적 짧은 이 시간에 조사 대상자들은 평균 11.4회 얼굴을 만진 것으로 집계됐다. 약 4분에 한 번꼴로 얼굴을 만진 셈이다. 심지어 같은 시간에 80회나 얼굴을 만지거나, 31차례 마스크를 고쳐 쓴 사람도 있었다.

이중 코로나19로 확진된 사람이 얼굴을 만진 평균 횟수는 평균 15.6회로 비감염자의 13.3회보다 더 많았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을 예방하려면 마스크 착용 시에도 얼굴을 절대 만지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올바른 마스크 착용법 시연하는 정은경 본부장 (세종=연합뉴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지난달 17일 정례브리핑에서 올바른 마스크 착용법을 시연하고 있다. 2020.7.17 [질병관리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다음은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이 권고하는 바람직한 마스크 착용 요령이다.

① 마스크 착용 전에는 손을 깨끗이 씻는다.

② 입과 코를 가리고, 틈이 없도록 착용한다. 이때 마스크 안쪽에 수건이나 휴지 등을 덧대지 않는다.

③ 마스크 착용 중에는 얼굴이나 마스크를 만지지 않는다. 만약 닿았을 경우에는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또 한 번 사용한 마스크는 재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④ 마스크를 벗을 때는 끈만 잡도록 하고, 벗은 후에는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꼼꼼하게 씻는다.

⑤ 마스크 착용 중 이상반응(호흡곤란, 어지러움, 두통 등)이 발생한 경우에는 개별 공간에서 마스크를 벗고 휴식을 취한 후 증상이 완화되면 마스크를 다시 착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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