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3번했어!" 경찰에 호통친 김문수 "코로나 강제연행 탓"

김경희 2020. 8. 19. 16:5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지난 16일 서울 국회의사당역 안에서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사진 김문수 페이스북 캡처]

“내가 김문수인데 왜 가자고 그러냐고! 사람을 뭘로 보고 말이야. 내가 국회의원 3번 했어!”
지난 1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승강장에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경찰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김 전 지사에 따르면 김 전 지사와 일행은 이날 유튜브 '김문수TV' 녹화를 마치고 집에 가려고 지하철을 기다리는 중이었는데 경찰이 다가왔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했던 A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검진을 받지 않고 돌아다니자 A씨의 주소지인 인천 영종도 보건소로 강제 연행 조치를 하기 위해서였다.

경찰은 그러면서 A씨와 함께 있던 김 전 지사와 성창경 기독자유통일당 수석대변인에게도 함께 가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김 전 지사가 이를 거부하는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졌다. 김 전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휴대폰으로 찍은 당시 영상과 함께 글을 올려 “이런 ‘코로나 핑계 독재’가 어딨느냐”며 “퇴근하는 사람들을 경찰관이 뭐 때문에 강제연행하려고 하느냐”고 항변했다. 영상을 통해 본 당시 상황은 이렇다.


▶김 전 지사= “어디라고 와 가지고 말이야. 나보고 왜 가자고 해. 사람을 뭘로 보고 말이야.”

▶경찰= “강제로 가자는 게 아니다. 해주시면 감사하다는 거다. 알겠다. 죄송하다. 저희가 도움을 요청했는데 거부하면 어쩔 수 없다.”

▶김 전 지사= “거부가 아니지. 나를 왜 가자고 하냐고. 이유가 뭐냐 이거야.”

▶경찰= “일행이니까. (A씨와) 같이 있었지 않습니까.”

▶김 전 지사=“신분증 내봐요. (자신의 신분증 꺼내며) 나는 김문수.”

▶경찰=“서울 영등포경찰서다.”

▶김 전 지사=“영등포경찰서? 근데 왜 나를 가자고 하는지 이유를 대라고. 같이 있었으면 다 잡아가요? 혐의가 있든지 해야지, 내가 김문수인데 왜 가자고 그러냐고!”

▶경찰=“아니 제 말씀 좀 들어보세요. 할머니는 확진자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자가격리를 위반하셔가지고 강제 (연행) 대상인데, 하필 할머니와 두 분이 같이 오시다 보니까. 기왕이면 두 분 건강을 위해 같이 가실 의향이 있으면…”

▶김 전 지사=“언제부터 대한민국 경찰이 남의 건강까지 신경 썼나.“

▶경찰=“두 분 건강을 위해서 여쭤 본 거다. 오해하지 마시라.”

▶김 전 지사=“오해가 아니고 이러면 안 된다고 당신들. 내가 국회의원 세 번 했어!”

김 전 지사는 페이스북에서 “제가 '왜 저를 같이 가자고 하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더니 그제서야 싫으면 안 가도 된다고 했다”며 “코로나 핑계로 이런 황당한 꼴을 당할 사람이 저뿐만이 아닐 것이라 생각하니 심란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전 지사는 8·15 광복절 집회에 참석했다가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차명진 전 의원과 밀접 접촉을 한 인물이기도 하다. 차 전 의원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집회 인증샷'을 올렸는데 김 전 지사와 함께 찍은 사진도 있었다.

김 전 지사는 연행 논란과 관련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들이 사랑제일교회 예배 참석했다고 A씨를 국회의사당 지하철역 플랫폼까지 6명이나 쫓아와서 연행해 갔다. 저와 성창경 위원장도 같이 가자고 했다"며"같이 가지고 한 근거가 뭐냐"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경찰의 위치 추적과 강제연행, 저와 성 위원장의 동행요구가 심각한 인권 침해"라고 했다. 자신이 경찰과 목소리를 높이게 된 것은 그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란 설명이다.

1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차명진 전 의원이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8ㆍ15 광복절 집회 참석 당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사진 차명진 페이스북]


한편 김 전 지사는 2011년에도 남양주 소방서에 환자 이송체계 등을 문의하려고 전화를 걸어 “경기도지사 김문수입니다. 내가 도지사라는데 안 들리냐. 도지사가 누구냐고 이름을 묻는데 답을 안해?”라고 말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119 상황실 근무자 2명은 김 전 지사의 전화를 장난전화로 오인해 제대로 응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보 조치 됐다가 과잉 조치라는 지적에 7일 만에 원대복귀 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