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정당 대표'가, 광주서 무릎 꿇었다

구단비 기자 2020. 8. 20. 04:3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당·진영 논리 넘어 필요하면 해왔던, 김종인의 '사죄'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무릎 꿇고 참배하고 있다./사진=뉴스1


미래통합당을 이끄는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사죄했다. 보수정당 대표가 5·18묘역 추모탑 앞에서 무릎을 꿇은 건 김 위원장이 최초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당의 불모지인 광주를 공식 방문한 김 위원장의 행보는 진영논리를 넘어 필요한 상황에서 사과하던 모습을 연상시킨다는 평가가 많았다. 김 위원장은 과거에도 자신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활동 경력을 후회한다고 말했으며,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에서도 "도덕적 사죄가 필요하다"는 소신을 지켜왔다.

"5·18 민주화 운동 참여하지 않아…이것도 유죄"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날 광주를 찾은 김 위원장은 오월 영령 앞에서 무릎을 꿇고 "5·18 망언이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당에서 철저히 대처하겠다"며 "(자신이 5·18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지 않은 것에 대해) 역사의 법정에선 이것도 유죄"라며 사죄했다.
또한 지난해 5·18 망언을 의식한 듯 "광주의 비극적 사건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부정하고 '오월 정신'을 훼손하는 일부 어긋난 행동에 저희 당이 엄중한 회초리를 들지 못햇다"며 "표현의 자유 명목으로 엄연한 역사적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동안 잘못된 언행에 당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진실한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국보위' 활동 후회"…2016년에도 사죄했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윤상원·박기순 열사 합장묘를 참배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번 광주 국립5·18민주묘지 방문에서 국보위 참여 전력을 재차 사과한 김 위원장은 과거에도 한 차례 사과를 전하기도 했다. 2016년 1월에는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광주를 찾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로 전두환 정부에서 국보위 재무분과 위원으로 참여한 전력을 고백했다.

보수 정당 대표로 다시 광주를 찾은 김 위원장은 "신군부가 만든 국보위에 참여했다"며 "그동안 여러 기회 통해 그 과정 배경 말하며 용서 구했지만 군사정권에 힘든 국민은 쉽게 용납하기 어려워한다.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재차 고개를 숙이고 울먹였다.

'세월호 유가족 막말·3040 세대 비하'…총선 후보 발언도 사과
당시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4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 소속 후보들의 막말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김 위원장은 당원들의 과오에도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고, 필요한 경우 적절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내왔다. 지난 4·16 총선에서는 통합당 후보들의 끊임없는 막말이 큰 논란이 됐는데, 차명진 후보의 '세월호 텐트' 발언과 김대호 후보의 '30·40 세대 폄하' 의혹이 큰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두고 "징하게 해 처먹는다"고 막말했던 차 후보는 지난 4월 OBS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2018년 5월에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다"고 말하며 다시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 후보도 서울 권역 현장 선대위 회의에서 "60~70대에 끼어있는 50대들의 문제의식에는 논리가 있다"며 "그런데 30대 중반, 40대는 아니다. 거대한 무지와 착각"이라고 했다. 또한 후보자 토론에선 "나이가 들면 다 장애인이 된다"며 노인 비하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통합당의 국회의원 후보자 두 사람이 말을 함부로 해서 국민 여러분을 실망하고 화나게 해 정말 죄송스럽다"며 "참으로 송구한 마음"이라고 머리 숙여 사죄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근혜·이명박 구속, 도덕적 측면에서 대국민 사과 필요해"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비극적 사건(5·18민주화운동)을 부정하고 5월 정신 훼손하는 일부 사람들의 어긋난 행동에 우리 당인 엄정한 회초리 못들었다", "일부 정치인들까지 편승하는 태도를 보였다"며 사과하고 있다./사진=뉴스1
당의 주요 인물인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도 변함없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김 위원장은 "당에서 내세웠던 두 분의 대통령이 참혹적인 심판을 받고 있다"며 "도덕적으로 국민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어 일정한 사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사면과 관련해서도 "대통령의 필요에 의해 하는 건데 당에서 이러쿵저러쿵 얘기하는 건 별 의미 없다고 본다"며 당내 '박근혜 사면론'과는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여왔다.

김 위원장의 이러한 모습은 2012년 당시 대선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의 5·16 군사쿠데타에 대한 입장 변화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진다. 박 전 대통령은 "(5·16 군사쿠데타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해 비판을 샀고 이후 "정상적인 것은 아니다"고 정정하며 한발 물러섰다.

이는 당시 박 전 대통령 대선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김 위원장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김 위원장은 "한 발짝 뒤로 물러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며 "박 후보 스스로가 변화해야 하니 변화의 징후로 보는 게 좋지 않겠냐"고 덧붙이기도 했다.

[관련기사]☞ 삼촌 성폭행에 임신한 10세 소녀…"낙태는 죄"라며 막아선 사람들코로나 봉쇄에 "게임 하자"던 남편…100번 이상 이어진 성폭행김호중, '미스터트롯' 경연 중에도 '불법도박' 했다김부선 "딸 이미소가 제발 부친 얘기 삭제하라고…내가 부끄럽나"피해자 몸에 DNA 안나오고 친구와 카톡까지…'강지환 성추행' 뒤집히나
구단비 기자 kdb@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