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역 자만 역풍.. 교회 방역 실패.. 한발 늦은 대처 ['팬데믹 원점 회귀' 전문가 진단]
감염자 폭증하는데 지나친 신중 모드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 데는 지난달 말부터 ‘이제는 괜찮다’고 생각할 만한 메시지들이 잇따라 나온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방역당국은 주의하고, 방역수칙을 지켜달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왔다. 지역 집단감염도 끊임없이 있었다. 카페, 직장, 방문판매업체발 집단감염이 이어졌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한 번도 코로나19가 끊긴 적이 없었는데도 정부는 내수 살리겠다고 외식, 숙박, 공연, 전시 등 행사를 진행했다”며 “수도권을 더욱더 엄격하게 방역지침을 내리고 관리해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확진자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자 방심한 게 아닌가 싶다”며 “마스크를 벗고, 여러 사람이 모이는 일체 행동들이 최근 발생한 집단감염 사례에서 확인됐다”고 말했다.
② 교회 방역 실패
방역 당국은 교회 집단감염 사례를 보면 교인들이 예배뿐 아니라 함께 식사하거나, 성가대 활동을 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밀접하게 대화를 하고, 식사하면서 코로나19 전파가 이뤄졌다. 증상이 있었는데도 예배에 참석한 경우도 있었다.
정부는 교회 집단감염이 늘어나자 지난달 10일 교회에 대해 기도회나 성경 공부 모임, 성가대 연습 등 소모임을 금지했다. 종교계 반발이 작지 않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소모임과 행사 금지를 취소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오며 하루 만에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채우기도 했다. 이후 14일 만인 지난달 24일 조치를 해제했다.
종교계를 의식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교수는 “지난달 말 교회 소모임 금지 해제한다는 것은 2∼3주 뒤 대규모 발생을 방조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며 “K방역도 국민이 호응하고, 참여했을 때 성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③ 한발 늦은 대처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조치를 취하는데 있어 지나치게 신중한 태도는 항상 아쉬운 부분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일일 생활권인 만큼 전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해야 한다거나 수도권에 대해서는 3단계까지 고려한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미 전국적으로 (감염이) 이어지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수도권만 거리두기를 격상해서는 부족하다”며 “수도권은 (거리두기) 3단계, 나머지는 2단계 정도로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와 관련해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적용을 확대하는 것이 방역 당국으로서는 가장 쉬운 조치일 수 있지만, 최대한 방역 조치를 달성하면서도 일상을 어느 만큼 적정선에서 보장할 것인가 균형이 필요하다”며 “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진경·남정훈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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