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호주 액화암모니아 공동 개발.."수소 대량으로 한국 들여올 묘수 있다"

(오른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줄리 셔틀워스(Julie Shuttleworth) FMG 부사장, 지영조 현대자동차 전략기술본부장 사장, 피터 메이필드(Peter Mayfield) CSIRO 환경·에너지·자원 부문 본부장, 제임스 최(James Choi) 주한 호주대사./사진=현대차

한국의 잠재적 수소 대량 공급기지 호주와 한국 간 수소산업 협력이 본격화된다. 협력의 중심엔 현대차가 있다. 현대차가 호주 현지 연구기관 및 기업들과 손잡고, 수소 대량 운송의 핵심기술인 액화암모니아 수소 추출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것이다.

현대차는 20일 호주 최대 종합연구기관인 CSIRO(호주연방과학산업연구원)과 세계 4위권 호주 철광석기업인 FMG와 액화암모니아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혁신적 수소생산기술 개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 같은 수소경제로의 대전환을 결정한 국가들은 한결 같은 고민이 바로 '규모의 경제' 확보다. 석유화학단지나 제철소 등에서 나오는 부생수소만으로는 급증하는 수소전기차에 쓸 수소 수요조차 감당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 대량 생산한 수소를 싼 가격으로 어떻게 대량 수입하느냐가 한국 수소경제의 성패로 꼽힌다.

현대차의 이번 양해각서 체결은 바로 이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현대차는 호주 국책기관 및 철광석 기업과의 협력으로 앞으로 수소 생산·저장·운송 등 공급 인프라를 만들기 위한 혁신 기술 개발에 앞장 설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수소 조달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고 수소전기차 대중화도 앞당기게 된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액화암모니아' 활용 기술에 집중할 방침이다. 호주에서 추출한 수소에 질소를 결합시켜 액화 암모니아로 만들면 수소를 한국까지 대량 운송해 올 수 있다. 한국에서 이 액화암모니아에서 다시 수소를 추출해 쓰면 된다. 현대차는 호주 CSIRO가 개발한 금속 분리막 이용 암모니아 고순도 수소 추출기술을 기반으로 이 분야를 협력하기로 했다.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 소재 csiro 실험실에서 수소 생산, 저장 등에 대한 실증 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 사진=우경희

수소를 액화암모니아로 변환시켜 운송하는 것은 더 많은 양의 수소를 장거리 운송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천연가스를 분해해 수소를 추출할 경우 이산화탄소가 나오지만 액화암모니아는 분해 시 수소와 질소만 나와 훨씬 친환경적이다.

액화암모니아 운송이 초저온 액화수소 운송기술과 함께 수소의 장거리 대량운송 숙제를 풀어줄 궁극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지영조 현대차 사장(전략기술본부장)은 "혁신적인 수소 공급 인프라 기술 개발은 한국과 호주의 수소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수소 사회의 도래를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MOU를 통해 청정 수소에 기반한 글로벌 수소 인프라 사업 협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MOU 체결식은 코로나19(COVID-19)로 상호 국가 방문이 어려운 상황에 따라 온라인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 사장과 피터 메이필드 CSIRO 환경·에너지·자원 부문 본부장, 줄리 셔틀워스 FMG 부사장이 참석했다. 사안의 중요성을 반영하듯 제임스 최 주한 호주대사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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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희 기자 cheerup@mt.co.kr